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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pr 06. 2023

늦잠, 가족의 불화, 우울증, 스트레스

오늘도 늦게 기신기신 일어났다. 문득 든 생각은 이렇게 다른 일을 구하려고 계속해서 알아보고 무언가 눈에 띄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나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집에서 항상 아픈 손가락이었고 이렇다 할 사고를 치지는 않았다. 남들처럼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다거나 손해배상을 해준다던가 하는 정도의 큰 사고를 쳐본 적은 없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응급실에 두어 번 실려갔던 일이었다. 그 일로 인해 나에게 더 이상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겠다 마음을 먹은 건지, 아니면 정말 포기를 해버린 건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가족들이 다 같이 밥을 먹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의 불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오는 관계의 불만 등이 많았으리라. 아직까지도 밥을 같이 먹질 않는다. 나는 거실에서, 누구는 책상에서, 누구는 식탁에서. 정말 우리 집은 공유오피스처럼 공유아파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코리빙과 코워킹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그 단어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우리 집이다. 각자의 방이 있고, 각자의 공간이 있고 서로 마주치더라도 아무런 인사도 대화도 말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이게 과연 가족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밥도 각자 먹고 각자 방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이 딴 게 가족이라면 차라리 가족이 없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아니, 가족이란 개념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어. 호적 상 아무도 없고 나를 부양할 사람도, 내가 부양을 바랄 사람도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아무 미래도 없으니까 길바닥이나 어디라도 노숙을 하고 그러다 쓸쓸하고 고독하게 죽는 거지. 그러면 너무 억울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렇게 눈치 보면서 처절하게 사느니 그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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