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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09. 2023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과연

사실 모르겠다. 30대가 되었지만 이렇다 할 돈을 모아두지도 못했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드는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30대가 시작되고 난 뒤부터는 쭉 하락세였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도 나 혼자 버텨냈어야만 했고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었다. 돈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꿈도 없었고 목표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여행하면서 돈을 벌고 싶었고 무언가를 만들어내서라도 돈을 벌고 싶었다. 내 목표는 그게 전부였다. 꿈이자 목표였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만 더욱더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정말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버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술 때문에 모든 목표가 희미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사실 술을 너무 좋아한다. 취하려고 마시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의무감으로 마시고 있는 것만 같다. 하루의 마무리가 술이 아니라면 왜인지 모르게 아주 허전했고 하루 일과를 마치는 기분이 아니었다. 강제로 잠에 드는 것만 같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은 그런 기분과 감정을 느끼곤 한다.


사실 술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꾸준히 무언가를 할 정도의 의지가 없긴 하다. 블로그를 하려고 그럴싸하게 꾸미고 만들어놓았지만 당장 주제도 없는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방치하고 있다. 물론 나는 어딜 가거나 음식을 먹거나 할 때마다 사진을 항상 찍는다. 항상 결과물을 남겨놓으려고 한다. 그것이 다 추억과 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게 사진으로 남겨두고 하나의 콘텐츠로 발행하려고 하는 것도 한계다. 물론 성공하기 전까지는 내 돈으로만 살아남아야 하고 후기나 리뷰를 바라지도 않는 음식점에 가서 맛있다고 친절하다고 글을 쓰는 것도 한두 번이지 내 돈이 항상 그렇게 나가는 것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이트를 하면 결국 먹으러 갈 것이고 마시러 갈 것이기 때문에 그게 그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서 최대한 방문하는 곳마다 다 촬영을 하려고 하지만 그 열정과 의지가 정말 오래가질 못한다. 사람들에게 홍보효과가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는 실망감일까? 아마도 고르라고 한다면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글을 쓰면 항상 조회수나 공감, 좋아요 등과 같은 인사이트를 정말 계속해서 본다. 누가 봤는지, 몇 명이 봤는지, 어떤 사람들이 어디로 유입이 되어서 접속을 했는지 등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무런 주제도 없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봐줄 리 만무하다. 적어도 주제가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어필이 가능한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파악하지 않고 계속해서 머리부터 들이민다면 결국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이나 다른 모든 것을 홍보해 주는 광고대행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매력이 있던 몸집이 커지던 홍보 효과가 확실하던 하나의 능력이 있어서 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곳을, 매력 있는 음식을 소개하고 싶은 것뿐이다. 좋은 곳은 더 잘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실력이 없고 서비스마인드가 없는 곳은 망해야 마땅하다. 나는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그 철학 하나만으로 모든 곳을 공평하게 판단하고 고민하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친절하고 맛있는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서비스마인드와 친절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망나니 같은 업장은 망해야 한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흑백논리와 다를 것은 없지만 선한 사람들이, 더 좋은 사람들이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니었을까. 사람들을 상대로 뒤통수를 치고 어떻게 해서라도 몇 푼이라도 더 벌고자 발악하는 곳은 망하는 게 맞다고 본다. 나는 그런 과정에서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품고 있는 마음과 생각과 내가 현실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은 너무나도 부족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아직까지도 이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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