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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03. 2023

요즘따라 더 불안해졌다. 극심하게

말 그대로 불안이 점점 커지고 많아지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 원인도 모르겠다. 왜 그러는지조차 알 수 없다. 병원을 가질 않았으니 모르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불안감이 더 심해졌다는 사실이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불안들도 그렇고 입 밖으로 꺼내어지는 말들도 불안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말들밖에 없다.


불안해지니 기분이 예민해지고 예민해지니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휘둘린다. 나는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절대로 무슨 일이 생겨도 꾹 참거나 융통성 있게 넘기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여유가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삶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여유는커녕 더욱더 불안해져서 고통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있는 것만 같다.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지금은 여자친구의 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내가 걱정이 너무 많은 불안장애 같은 것을 겪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도전적이고 항상 앞을 바라봐야 하는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항상 고민한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미리 걱정하는 것이 아예 없는 일이 아니다. 충분히 경험해 봤었던 일이고 한두 번 그런 일이 생기기도 했었으니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날 일일 것 같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대수롭지 않은 듯한 태도였다.


항상 뭐 괜찮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식의 태도가 정말 싫었던 것뿐이다. 상대적으로 나 자신이 괜한 것까지 너무 스트레스로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리는 그 마인드와 생각이 내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내가 남들보다 아주 많이 걱정을 달고 사는 편이기는 하다. 걱정으로만 머릿속을 채울 수도 있고 하루를 꼬박 불안과 걱정으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다. 교통사고가 나서 차가 폭발할 때 가스통도 같이 터지면 나는 즉사를 하게 될까? 하는 걱정부터 간단한 미니버너로 불을 붙이고 가스를 교체해야 하는 것도 터질 것 같아서 무섭다. 운전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옆 차와 부딪힐 것 같은 불안함이 온 전신을 휘감고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턱턱 막힌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응대가 너무 느리지는 않을까 하면서 오히려 고객 입장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나는 불안한 사람이다. 그래서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람이 됐건 환경이 됐건 어떤 것이든 필요하지만 나에게는 지금 아무것도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도구나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불안이다. 당장 살고 있는 집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느낌도 비가 오며 천둥번개가 칠 때마다 집 안에 있으면 건물이 벼락에 맞지는 않을까 내가 길을 걷다 벼락을 맞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차가 인도 위로 넘어와서 나를 들이받지는 않을까 반대쪽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해코지를 하면 어떡할까 가게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샀는데 제대로 계산을 하지 않고 바가지를 씌운 것은 아닐까 영수증에는 왜 내역이 나오지 않고 결제 금액만 나오는 걸까 하는 불안들이 있다.


내 인생은 결국 불안으로 끝맺음을 지으려나보다. 이렇게 온종일 불안할 거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하루종일 예민하고 스트레스받는 내 인생이 너무 고달프고 안타깝다. 이렇게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리고 내가 불안을 일부러 가지고 싶어서 가지려는 노력을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렇게 태어난 것뿐이다. 그래서 불안을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느낄 뿐이지만 남들은 나의 불안에 그만 좀 그러라는 말밖에 하질 않는다.


나도 하기 싫다. 그만 불안하고 싶다. 나야말로 그만 마음 졸이며 살고 싶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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