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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08. 2024

인생이 뭔지 모르겠다

그동안 써온 많은 글과 일맥상 통하는 글일지도 모른다. 점점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을 반복하고 그 순간에서 매너리즘이 와버리는 순간 인생은 정말 뭘까 인생이란 게 태어나서 먹고 마시고 죽는 게 전부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열심히 아등바등 일을 해서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벌고 그 돈을 또 모으고 저축을 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사고 차를 사고 하는 행위들이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기업 연봉 수준은 받아야 그나마 최소한으로 가정을 꾸리고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는데 지금 상황으로서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렇게 최소한으로도 살 수 없다. 유지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투자, 성공, 부자라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 같다. 차라리 그런 사람들처럼 열망이나 의지, 열정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그런 것도 없다.


열망, 의지, 용기는 겪어보니 자기 자신이 만들어서 그걸 원동력을 삼아야만 가능한 것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열망,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용기도 없고 희망도 없고 미래랄 것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라도 제대로 살아봐야지라는 말과 계획이 터무니없이 들릴 뿐이다. 그저 남들이 하는 걸 보고 '나도 저런 사람처럼 저렇게 해보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내 취향과 비슷해서 멋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걸 완벽히 해내기 위해서는 아니 나 자신이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필요한 돈이 상당 부분 많이 들어간다. 보증금과 모아둔 돈을 조금씩 모으면 나 자신이 만족할만한 것들을 마련할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두렵다. 내 인생에 있어서 보증금을 모았다는 사실과 비록 500만 원밖에 되지 않는 돈이지만 내 인생에서는 가장 많이 모은 돈일 수도 있고 그 보증금을 포함해 천만 원이라는 돈까지 모아봤다는 것이 아무런 계획도 미래도 없는 나에게는 정말 큰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그 돈을 허투루 쓸 수 없다.


이렇게 저렇게 고민하는 날이 많아지고 길어지고 있다. 사업을 하기에도 사실 그렇게 성실한 사람이 아니고 남들 다 하는 유튜버를 하고 싶기도 하지만 유튜버라는 것은 아예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저 유튜버가 하나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은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쏟아부은 노력과 절대로 비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덜컥 도전하기도 무섭고 사실 카메라 앞에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도 아니다. 예전에 유튜브 팀을 만들어서 도전해 봤지만 일단 인간 자체가 재미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말을 재밌게 하지도 못하거니와 어렸을 때부터 있던 찐따미(?)가 아직까지도 남아있어서 그게 영상에 고스란히 표출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는 게 인생이라면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물론 이렇게 좋은 날씨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사근사근 불어오는 이 바람과 나무들이 흔들려서 내뱉는 나무향까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혹은 죽었다면 다시는 느껴보지 못할 생생한 감정들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것을 누리게 가만 놔두질 않는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죽을 각오로 노력을 해야만 하는데 나는 그 노력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모른다는 말로 회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이야기를 하면 타일 일하는 거 보수는 좋은데 사람이 없어서 못한다더라, 국가에서 기술을 알려준다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인생을 왜 사는 걸까 싶은 생각과 후회가 생겨난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결국 난 무엇을 하기 위해 이렇게 사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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