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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10. 2024

돈을 벌어도 번 것 같지 않은 이유

일을 하고 있다. 일이 많을 때는 많이 일을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일을 못한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 물론 본업 말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생계유지를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진 것 같다. 다들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물론 열심히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멋진 일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후회스럽지 않은 인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물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고 주어진 삶 그대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확실한 전자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후자 사람도 아닌 것 같다. 나는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추진력은 곧 사라지고 만다. 하루살이처럼 사는 걸 싫어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있는 것을 종합해 보면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200만 원이라는 큰돈을 벌었을 때 나의 상황에서 지출해야 하는 것을 정리해 보자면 대략적으로 이렇다. 오피스텔 월세 65만 원과 관리비 평균 20만 원. 핸드폰 요금 4만 원, 교통카드를 많이 쓰는 달은 4-5만 원. 건강보험료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평균 5-6만 원 내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한 달에 나가는 돈이 6-70만 원은 숨만 쉬어도 빠져나간다. 그중에선 월세와 관리비 부담이 너무 크지만 이것 또한 생애 1회만 신청 가능한 월세 지원 사업을 신청해서 매달 20만 원씩 지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이제 그 지원도 2회 차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본가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이제 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0만 원을 벌어도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언가를 할 생각도 사고 싶은 게 있었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돈이란 게 사람을 참 쥐락펴락하는 것 같다. 없을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아득바득 살게 되는데 돈을 벌면 벌수록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럴 거면 적당히 살고 적당히 벌어서 적당히 먹고 적당히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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