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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20. 2024

겨울은 춥고 여름은 벌레와의 전쟁

이 일을 한지 약 9개월 정도 되어간다. 작년 9월 즈음부터 시작했으니 그쯤 되어가지만 겨울이 너무나도 힘들었다. 일도 없었을뿐더러 이렇다 할 돈이 되는 일이 많이 없었고 겨울보다 더 춥게 겨울을 보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때까지 잘 버텼고 버티고 있다. 돈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세금이나 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사실 실 수령액이 많지는 않다. 매출은 분명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만 높을 뿐 재료비와 인건비 기타 다른 것을 모두 해결하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다.


그렇게 작년 내 생일이 껴있는 겨울을 어찌어찌 보냈다. 벌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일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냥 손가락만 빨고 겨우 춥디 추운 겨울을 지내왔다. 그렇게 보내고 본격적으로 맞이하는 첫여름 시즌이 다가왔다. 체감 온도는 40도가 넘어갈 정도로 미쳐버리게 덥고 찝찝했고 불쾌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웃으면서 손님들을 응대했고 일을 착실히 잘 해내고 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 초파리를 포함한 모든 벌레들이 사방팔방에서 꼬이질 않나 올해 여름 모기는 왜 또 이렇게 억세고 강한지 온몸이 물릴 정도다.


모기를 포함한 모든 벌레들은 불빛을 보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습성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도 이 사태를 벗어날 수는 없다. 불을 켜면 모든 벌레들이 사방에서 날아들어오고 그렇다고 불을 끄고 장사를 할 수는 없어서 최소한으로만 켜두고는 있는데 여름이 다 지나기를 바랄 뿐이지만 여름이 쉽게 지나가지 않을 것 같아서 하루빨리 다른 대책이라도 세워야 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다고 예전 할머니 집을 가면 있는 끈적이 트랩을 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식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볼 때 더럽거나 불쾌감이 생기는 퇴치제는 아무렴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쓰면 안 된다. 입장 바꿔놓고 기분 좋게 외식하러 갔는데 입구나 매장 곳곳에 끈적이 트랩이 걸려있고 그 트랩에 온갖 벌레들이 붙어있는 것을 보면 나 같아도 너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


6월 말에 있는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버텨야 할 텐데 참으로 고민이 많다. 나는 지금도 일을 하면서 시간이 조금 남아서 글을 쓰고 있지만 이 벌레들이 내 온몸을 잡아 뜯어먹기 시작했다. 올여름은 어떻게 모기들을 피해 다닐지 모르겠다. 모기퇴치제를 몸에다가도 뿌리고 벌레들이 특히 많이 꼬이는 곳에는 약까지 뿌려뒀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이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사라졌다. 한 여름에 모기를 포함한 모든 벌레를 쫓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뭐가 있을까. 겨울은 추위와의 싸움이고 여름은 벌레와의 싸움이다. 벌레 저리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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