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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30. 2024

머리가 어질, 세상도 어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일을 그만두면 사진작가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를 알아보지만 그 역시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사진작가로서의 인생은 어쩌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소위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상업적인 사진을 찍거나 돈벌이가 되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어찌 보면 냉정한 이야기를 카메라를 구입하기도 전에 미리 알게 된 셈이다.


물론 사진을 찍는다고 돈이 자연스럽게 벌릴 리 없다. 그리고 카메라를 사면 오히려 더 짐이 될 수도 있다. 2-300만 원짜리의 카메라를 산다고 해서 갑자기 돈을 벌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 이름을 차곡차곡 알려야 하는 브랜딩 과정이 남아있다. 그건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sns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해야 하고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표출해야만 하고 나는 이런 사진까지 촬영할 수 있으니 나를 불러주세요-하는 행위랑 별 다를 것이 없다.


카메라를 사기 전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왜 사는가? 1L짜리 물통에 끈을 매달아 하루종일 그것을 짊어지고 다닐 수 있다면 카메라를 사고 그게 힘들다면 사지 말아라"라는 글까지 봤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다가 카메라로 넘어가게 되는 계기는 핸드폰 카메라로 모든 것을 촬영할 수 없기에 즉 모든 부분에서 핸드폰보다 카메라가 낫기 때문에 구매를 하는 것이지만 카메라를 구매하면 오히려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더 많아지고 번거롭고 불편해진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 사진을 옮기고 배터리 충전을 매일같이 해야만 하고 후보정을 해야만 한다. 그런 과정을 겪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그렇게 알아보고 구매하고 그 이후에는 중고매물로 다 판매를 할 것이니까.


사실 나도 저 귀찮고 번거로운 것을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니, 당장 카메라를 산다고 해서 집 밖으로 사진을 찍으러 나갈 것이냐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안 나갈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할 것만 같다. 그 비싼 카메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겹쳐버린다면 나는 그냥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생활비나 할 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에게 카메라를 구매한다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다. 200만 원가량 돈을 써서 카메라를 살 예정이라 그 카메라를 사면 그걸로 돈벌이를 해야 하긴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쉽지 않다. 월세와 보험료, 핸드폰 비용까지 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관리비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라 남는 돈도 없고 내가 돌아다닐 수 있는 돈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모아둔 약 천만 원이라는 돈으로 다 소비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판단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학생 때부터 카메라를 용돈 모아서 살 정도로 의욕이 넘쳤던 그때를 생각해 보면 나는 아직까지도 카메라에 대해 관심이 많은 건 아닐까 생각하지만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 세상이 무너지고 있고 나이 불문하고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급발진 교통사고가 됐건 무차별 살인이 됐건 폭행이 됐건.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걸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오늘도 제목이랑 내용이랑 정 반대의 글을 써버렸다. 나는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지 말고 해야만 한다. 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라도 보여줘야 하고 결과물을 보여줘야만 한다. 내가 브런치를 이용해 글을 쓰고 있는 것과 사진을 찍는 것을 합치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건 너무 세상물정 모르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내 인생이 이어나갈지 모르겠다. 예상조차 못하겠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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