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오늘도 비슷한

by empty

요즘 나의 생활은 매번 똑같다. 밥을 먹거나 밥을 먹지 않고 잠을 청하거나 꽤나 불안한 상태로 침식된 듯 살아나가고 있다. 살아내고 있는 건지 살아가고 있는 건지 알 수는 없다. 살아있기에 살아가는 것일까 살 수밖에 없으니 살아가는 것일까. 무수히 많은 질문을 던져보지만 결국 그렇다 할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 늘 매일이 이렇다.


매일같이 항상 에너지는 24시간 내내 소비되는 것 같은 기분이고 그 연결고리의 악순환을 끊을 수가 없다. 시기와 질투, 부정적인 감정들이 일순간 몰려들었다가 순차적으로 하나 둘 무너진다. 가라앉는다. 나는 이제 우울증을 어느 정도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우울증이 다시금 도래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외딴섬에 갇혔다는 기분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럴싸한 관심을 받아야만 그 에너지로 하루하루 버텨내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관심은 나를 더 불안하게 하고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식은땀이 주룩 흐를 정도로 긴장을 한다. 사람은 좋아하는데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 이유를 나도 알고 싶다 왜 그러는지. 왜 소수의 인원은 괜찮지만 다수의 인원이 있는 공간에는 버티지 못하고 집중력이 흐려지고 생각들이 짧아지고 목이 미칠 듯이 타고 침을 삼키는 일반적인 행위조차 고장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67개의 글을 쓰면서 이미 썼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런데 너무나도 웃긴 것은 초등학생 때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부터 음악이 하고 싶어서 정확히는 음악 말고는 딱히 관심 가질만한 것이 없었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음악을 학교에서부터 시작했고 그게 고등학교, 대학교 전공까지 이어졌는데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초등학생의 시절에는 영어 시간에 영어 음악을 한 곡 골라서 불렀어야 했는데 나는 그때 당시에도 음악을 즐겨 들어서 그런가 좋아하는 팝송이 있었는데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 앞에서 쪽팔리기 싫어서 영어 가사를 한글 발음으로 모두 다 적어서 가져가서 불렀다. 어차피 팝송은 영어 발음과 영어가 문제였던 거지 멜로디를 모른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랬는데도 나는 벌벌 떨었던 걸로 기억한다. 뒤에 40명 가까운 친구들이 앉아 있었고 맨 왼쪽 앞 줄 두 번째 정도에 앉아있던 나는 적어온 한글 발음 가사를 읽고 부르기만 했는데도 몸이 바들바들 떨렸고 식은땀이 주룩 흘렀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 목소리가 쉬어서 나오지 않을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때, 그 어린 나이에 자각을 했었어야 했나 보다. 그때는 아마 세심하지 못해서 기억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후회하지는 않는다. 음악을 배워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보람차고 기쁘지만 대학교를 다니고 졸업하는 과정, 보컬 전공이라는 것을 군대 어느 서류에 작성을 하자 말자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취침하기 전에 꼭 음악을 부르라고 강요를 당했었고 어디서든 버튼만 누르면 노래를 해야만 했었다. 누군가가 "너 군대 가면 절대 음악 전공이라고 하지 말고 농업기계과 이런 걸로 얘기해 알겠지?"라고 얼핏 누가 했던 것 같기도 한데 나는 알게 모르게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걸까, 호기롭게 실용음악과 보컬과 전공이라고 적어냈다. 지옥은 시작됐다.


군대에서 겪은 사고들이 음악을 그만두게 했고 나아가 사람들 앞에 서있는 것조차, 발표하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오늘 같은 날도 다른 날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매번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소비가 썩 마음에 들지 않고 조금은 무언가에 잠식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퍽 기쁘지도 않고 퍽 좋지도 않다. 수치로 따지자면 7:3 정도 되는 것 같다. 퍽 기쁘거나 좋지도 않은 것 치고는 수치가 꽤 차이가 나지만 모르겠다. 이런 하루도 잘 이겨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오늘 하루를 이런 기분과 감정으로 보냈다는 것에 나 자신을 몰아붙여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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