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좋아하는 아티스트

by empty

대학 전공을 음악으로 해버리니 주위에서 듣고 보는 것들의 퀄리티가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학 가기 전에는 몰랐던 장르와 알고 싶지 않았던 아티스트들의 정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음악들을 어떻게라도 구하려고 했었고 음반이나 LP에는 관심이 없었던지라 일상에서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포맷으로 구하고 다녔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사소한 것들로 하나의 정보를 온전히 찾아나가는 과정이 어려서 그런 음악들을 찾아다닌 경험 때문에 생겨났구나 생각이 들었다. 일례로 궁금한 사람이 있거나 회사에 입사하는 사람의 이력이나 다른 것들을,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궁금해서 뒷조사를 한다. 뒷조사라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아주 작은 단서인 이름이나 이메일 주소 등으로 검색을 해서 나오는 결과들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더욱더 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 과정이 이 사람을 해코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이 사람의 보이지 않은 모습들은 어떤 모습일까, 존재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는 것인데 어찌 보면 나한테는 당연한 일들이 다른 사람들은 무섭다고도 하고 치밀하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어려서부터 일반적인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음악들을 발견하러 인터넷의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야 나오는 음악들이 간간히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불법적인 일도 아니고 단순한 최소한의 정보로 인터넷에 널려있는 정보들을 한번 더 확인하는 수준이니 이상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괜히 내가 찔려서 한번 더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맥북으로 글을 쓸 때면 노래를 항상 틀어놓고 글을 쓴다. 매번 재생하는 음악들은 장르가 전부 다 다르다. 로파이부터 힙합, 시티팝 등 다양한 장르를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글이 가장 잘 써지는 장르는 발라드 혹은 로파이다. 음악들을 찾던 와중에 너무나도 오랜 시간 잊혀있던 자미로콰이 플레이리스트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허겁지겁 재생을 했다. 아, 이 느낌이지. 대학시절의 느낌이 이런 거였지-하면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자미로콰이라는 그룹을 알기 전에는 그루브를 탈 수 있는 리드미컬한 음악 장르를 별로 안 좋아했다. 잔잔하고 조용한 발라드나 팝을 좋아했다. 내가 부를 수 있을 정도의 현실적인 음악들을 들었는데 학교에서 기타를 치는 친구도 만나고 피아노, 베이스를 다루는 친구들과 친구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이 듣는 음악들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그들에게 그런 아티스트와 비슷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또 추천받는다.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은 멜로디나 코드 구조에 굉장히 민감한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툭 툭 던져주는 아티스트들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취향 저격 200%였다.


그래서 알게 된 그룹이 자미로콰이, 혼네가 대표적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분위기도 좋고 내 취향이었던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듣다가 정말 심장이 멎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음악을 들었는데 기억을 잃었다. 이와미즈다. 그 아티스트의 음악을 방구석에서 노트북으로 재생해서 듣는 수준이었다면 심장이 멎을 정도라고 표현하지 않았을 텐데 그 음악을 접한 카페는 굉장한 넓은 곳에서 굉장한 스피커로 베이스를 둥둥거리면서 내 정신을 앗아갔다.


가장 큰 단점은 집에 와서 듣거나 길을 걸으며 들으면 카페에서 듣던 순간에서만큼 감동이 전해지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일이였겠지만 괜히 속상했다. 또다시 그 카페를 가려니 엄두가 나질 않고 그곳이 사라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요즘은 인테리어와 스피커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 많다 보니, 차라리 그런 곳에 가서 신청곡을 적어 내는 것이 낫겠다 싶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대표적으로 브라이언 맥나잇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father라는 음악이다. 이집트의 왕자 OST라고 하는데 미국 버전의 이집트의 왕자인지 한국 버전에서 찾아볼 수는 없다. 사실 유튜브에 나오는 영상이 있긴 한데 그게 어떤 버전인지는 모르겠다. 음악 관련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기도 하고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거나 누군가가 "나 이래서 힘든데 이런 날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을까?" 하는 부탁에 흔쾌히 나의 음악 스트리밍 어플 안에 있는 좋아요가 2,500곡이 넘는 곡 중에서 취향에 어울리는 곡 하나 추천 못 해주랴.


요즘은 글도 쓰고 사람들과 소통도 많이 하려고 하고 사업까지는 아니지만 취미생활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요즘 그런 쪽으로 자꾸 흥미가 생긴다. 이런 글들은 책으로 발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지만 내가 정말 죽을병에 걸려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때는 출간을 해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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