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악몽 그리고 현실 악몽

by empty

6월 1일, 빨간 날이었지만 나의 빨간 날은 그리 좋지 않았다.


악몽을 수도 없이 꾸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기억나는 꿈은 2개이지만 앞뒤 상황이 전부 아직까지 기억나는 것은 1개의 그친다. 먼저 가장 늦은 기억에 있는 꿈을 먼저 말하자면 내가 어디서 무슨 동아리나 그런 것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의 정확한 기억은 뒤통수에 권총으로 총을 맞아서 뒤통수에 총알이 박힌 상태로 지낸 꿈이다.


빈센조와 같은 마피아를 다루는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총을 들고 다니고 총을 쏴대는 사람들이 있는 도시에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정확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저런 싸움을 말렸던 것 같다. 갑자기 든 생각은 텍사스나 뉴욕의 주유소가 있는 큰 사거리에서 몸싸움이 일어나자 상대방은 총으로 위협을 했고 나는 도망 다니던 중 총을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총을 맞아도 죽지 않았다. 총을 맞고 기절해있었는데 가족이었는지 나와 함께 살고 있는 하우스의 외부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걱정해주었고 챙겨주었다. 하지만 나를 어느 구석진 집의 대문 근처에 놔두고 그 사람들은 어디론가 화려하게 옷을 차려입고 떠났다. 아마도 차를 타러 가는 것인지, 무슨 행사에 초대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하게 입은 뒤,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나는 어찌어찌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가니 의사가 있었다. 그 사람에게 진찰을 받고 치료인지 모를 것을 나에게 해주었다. "이 정도면 죽지는 않으니 걱정 마시고 그냥 이대로 당분간 사세요"라는 말을 듣고는 너무 황당했다. 뒤통수에 아직도 총알이 박혀있고 그것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데 죽지 않을 정도라니 우습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거기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하고 꿈이 끝났다.


그 꿈이 끝난 시간은 오전 8시가 지난 시간이었다. 아마 출근을 하라고 꿈에서 나에게 압박을 넣은 걸까 싶기도 하다. 끔찍한 꿈을 꾼 나는 또다시 곧장 잠자리에 들었지만 오후 2-3시가 되도록 꿈을 꾸지는 않았다. 모르겠다. 꿈을 꾸지 않은 건지 나의 기억이 사라진 건지, 꿈에 대한 정보가 없는 건지는 모르겠다.


기본적인 수면욕을 충족하지 못하니 깨고 자고 깨고 자는 행위가 너무 반복되었다. 낮잠을 자고 싶어서 자는 것이 아니라 잠을 못 잤기 때문에 기절해서 또 잠을 잤다.


두 번째의 꿈은 정말 현실적인 꿈이었다. 시작하기도 겁나지만 나는 쉬는 날이면 사이드 프로젝트 때문에 운동을 한다. 오랜 시간도 아니고 20분 정도의 시간을 운동한다. 그러려고 나가는데 이상하게 꿈속에서 나의 양손에는 닭볶음탕의 국물이 흥건한 버전의 음식이 들려있었다. 심지어 엄청나게 가득 채워져 있어서 두 손으로 부들부들하면서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는데 신발 끈이 풀려서 어깨 높이의 담벼락에 올려두려고 했는데 그 담벼락이 수평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디로 놓을까 고민하면서 계속 두다가 결국 이리저리 쏟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나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머니에 있었던 에어팟 프로를 꽤나 먼 곳에 올려두었다. 아마도 국물이 넘치고 부주의로 나의 몸에 쏟게 될 것을 예상하고 두었으리라. 에어팟을 꽤 먼 곳에 두고 다시 돌아와서 닭볶음탕이 담겨있는 그릇을 올려두고 신발 끈을 묶었다. 범죄를 저지르고자 생각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어찌 신발 끈을 묶고 닭볶음탕 그릇을 들고 다시 가려던 길을 가려던 찰나에 에어팟이 보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수상한 걸음걸이를 하고 그 골목을 지나간 사람 중 그 사람이 범인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총총 따라가서 제 에어팟 내놓으세요-라고 나는 이야기를 했고 그 사람은 머쓱했는지 에어팟을 돌려주었다.


나는 평소에도 케이스를 끼우지 않고 순정 상태로 사용하는지라 + 예민한 탓에 구분할 수가 있었는데 누가 봐도 이상해 보이는, 변질된 색의 에어팟이 내 손에 있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을 따라가서 다시 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고 네가 찾은 에어팟을 돌려주었는데 왜 아직까지 나한테 뭐라고 하냐 나는 돌려줬으니 상관없다!라는 스탠스를 취했기에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전화번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집에 오자말자 불안해서 확인해보니 역시나 달랐다. 심지어는 에어팟에 '위니아'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위니아는 에어컨 회사이다. 케이스를 끼우지도 않았는데 위니아라는 단어가 쓰여있다는 게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거기까진 의심이었고 확신이 들었던 것은 나의 아이폰과 연결해봤을 때 인식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나의 에어팟은 empty로 등록이 되어있었지만 그 꿈속의 사기꾼에게 받은 에어팟은 아무 표시도 뜨지 않고 연결도 되지 않았고 번개 표시만 나타났다.


그렇게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잠에서 깼다. 정말 고통스럽고 괴로운 나날들이다. 요 근래 들어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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