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선물

by empty

#66번 글의 주인에게 선물을 했다.


m은 6월 1일 오후 12시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오늘은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블록체인 공부를 했다. 수업이 끝난 후 한 사람씩 라운지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내 수업이 끝난 사람들과 송별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참석하여 파티를 빌드업하기 시작했다. 피자 세 판과 누군가가 배달을 시킨 라이언 케이크. 나는 사실 m을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닉네임이 가물가물했는데 Ryan이었다. 준비해온 케이크도 카카오의 라이언이었다. 그런 것들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을 보니 참 선하고도 순수한 사람들이구나 생각했다.


퇴근을 하고 수업 준비를 하고자 먼저 내려가서 이리저리 세팅을 하고 있었다. 내가 소속된 조의 인원들과 자연스러운 인사를 하고 어디를 앉지? 책상이 부족한가? 하는 일상의 이야기를 건넸다. 나는 며칠 전부터 66번의 글을 쓴 뒤, 이 선물을 언제 어떻게 전달을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출력을 해서 줄까? 출력을 해서 주기에는 보관하는 것이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일반 종이보다 두꺼운 스노우 용지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용지 위에 인쇄를 했다. 종이는 이름마다 두께의 차이가 있는데 스노우 용지는 일반 A4 용지보다는 두껍고 코팅이 된 느낌의 종이라서 편지지의 느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종이를 그냥 줄 수는 없었다.


이리저리 고민하고 돌아다니고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액자를 발견하곤 먼지가 가득 쌓인 액자를 깨끗이 씻기고 손가락 지문이 묻지 않게 조심스럽게 닦고 또 닦았다. 모든 것을 조립하고 나니, 왼쪽 하단 모서리의 유격을 확인했다. 나로서는 이런 것조차 용납할 수 없어서 분해를 하고 다시 조립을 하고 완벽한 상태로 준비를 마쳤다. 그간 많은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친구가 없고 없었어서 친구에게 무슨 선물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물론 m은 어린 나이라 친구의 개념보단 우정의 개념이 더 깊었지만 나 역시도 m에게 너무 많은 마음들을 선물 받았던지라 그런 노력들이 싫지 않았고 아깝지 않았다. 우정을 위해, 친구를 위해 이렇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했다. 나는 입으로 말하는 것을 잘하지 못하고 이해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 표현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각했던 것과 느꼈던 감정들을 모두 적어 내려 갈 수 있다.


그런 글을 쓰고 액자에 넣어서 어찌어찌 파티를 하는 도중에 뒤로 가서 선물이라고 손에 건네주었다. 사실 난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을 싫어해서 아무도 몰래 전달해주고 나올 생각이었지만 m의 리액션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우르르 몰려와 액자에 담긴 글을 다 같이 읽어보기 시작했다. (!) 이 과정은 내 예상에 없었어서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민망했다. 사실 말 대신 편지를 쓴다는 것은 무언가 부끄러워서 그런 것이었는데 까발려진 기분이라 조금 많이 민망해서 후다닥 건네주고 나왔다.


너무나도 고마워하는, 나의 정성에 감사한 m은 선물을 받고 읽으면서 나를 안아주었고 사람들의 이목이 나에게 쏠릴 순간이라 응원의 프리허그를 해주고 후다닥 뛰쳐나왔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 나 자신이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보람차고 기쁘다.

나의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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