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으로 깡으로 글을 써 내려간다.
월세살이를 시작하고 가장 큰 단점은 당연하지만 월세가 부담스럽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나는 얼리어답터가 아니기 때문에 최신 전자기기들을 관심만 가진 채 구매는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지갑의 가벼움으로 인한 억제력 상승이라는 것인가? 아무튼 반강제로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구매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집에 오면 글을 쓰거나 일을 하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때 한 번씩 글을 쓰곤 한다. 회사에서는 지급받은 노트북이 있는데 그걸로라도 연명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예술은 배고픔이라고 했다.
글을 쓰는 행위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배부르게 글을 쓰는 것보다 간헐적인 단식을 하는 느낌으로 글을 쓰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글이 더 새롭게 느껴지거나 진심에 진심을 담은 글이 써지곤 한다. 행복할 때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와 같은 느낌이겠지. 나는 나를 싫어했으니까 나를 싫어하며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느끼고 '그래, 내가 그렇게 못난 사람이니까 그런 거겠지' 하면서 나를 자책해야 글이 잘 써진다. 정말 이상하다.
그래서 지금은 지금보다 낮은 월세를 낼 수 있는 곳으로 집을 다시 알아보고 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너무나도 좁기 때문에 집이 나가지를 않는다. 오죽했으면 당근 마켓으로 계약 완료 시 현금 30만 원 지급이라는 말을 넣어놨음에도 연락이 안 온다. 뭐, 방이 워낙 작으니까 정말 '한 평'이라는 느낌을 받으니까 2-30명씩 왔던 사람들조차도 이런 방을 거르는 거겠지. 이제와 생각해보면 후회스럽긴 하지만 중간에 계약을 포기 못한다는 것이 가장 쓰라리다. 6개월을 더 살아야 하는데 그전에 나갈 수는 있을는지, 월세를 반이라도 줄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이 되질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뭐 어찌 됐던, 나는 지금 당근 마켓에 팔 수 있는 것이라곤 다 올리고 있다. 데스크톱과 모니터를 처분하고 그 돈으로 월세를 낼까 했지만 4월 월세는 엄마에게 도움을 받았다. 일을 하고 있지만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아직도 13일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참 세상살이라는 게 쉽지 않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면서도 그들의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라 꿀꿀하기도 하다고 해야 할까.
노트북 하나 마음대로 사지도 못하는 내 처지가 조금은 불쌍하다. 아니, 그렇게 살았으면 당연히 지불해야 할 대가일지도 모르겠다. 난 열심히 살지 않았으니까. 바보 멍청이처럼 살았으니까 이게 맞는 걸 지도 모른다.
빨리 데스크톱이 팔려서 노트북으로 넘어가고 싶다. 전기매트 위에 앉아서 글을 쓰고 싶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