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우지
다음 날,
푹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어제의 찜찜함은 에탄올 증발되듯 곧바로 사라졌고,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매일매일 전화 통화를 했다.
사흘 뒤쯤이었을까,
통화 중 그의 동료 연애사를 듣게 되었다.
결혼을 약속했지만, 여자 쪽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했다고 했다.
7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에게 자꾸 찾아오고 전화를 한다고 했다.
"많이 힘드신가 보네. 위로해 드려."
"그래야지. 내가 또 잘 들어주잖아."
그런데 조언을 구하는 횟수가 꽤 잦은 것 같았다.
내가 볼 땐 조금 이상했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근데.. 총각한테 백날 하소연해 봤자 제대로 된 조언을 얻을 수가 있나?"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음.... 00아..
사실은 내가 말하지 못한 게 하나 있어.."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에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뭔데? 괜찮아. 편하게 말해봐"
"음... 아... 말 꺼내기가 너무 어렵네"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지만, 태연한 척 말했다.
"왜? 내가 알면 큰일 나는 일이야?"
"아 그건 아닌데 좋은 얘기는 아니라서..."
"괜찮아. 얘기해 줘"
"나 사실..
파혼 경력이 있어"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