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 어딘가에는 수달이 있다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수달

by 임권일
캡처1.JPG ⓒ임권일


2012년 8월 28일, NHK 뉴스는 일본 수달의 멸종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수달은 1979년 고치현 스사키시에서 마지막으로 촬영된 이후 한 번도 공식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 일본 환경성은 30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수달을 자국 내 멸종 종으로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방식의 강 개발사업이 본격화된 시점이었다.


하천제방을 콘크리트로 만들고 땅바닥을 준설하여 높은 둑을 만들었고, 굽이굽이 흐르던 물길은 직선이 되었다. 하천의 양안에는 도로가 건설되어 서식지가 단절되었고, 수질은 급속하게 오염되어 갔다. 극히 적은 수의 수달만이 아슬아슬 대를 이어오다 이마저도 사라지고 일본 수달은 마침내 일본 땅에서 사라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30년 전 일본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진 한반도의 생태축은 수많은 도로에 의해 단절된 지 오래고, 강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멸종 위기 처한 종들도 근친교배로 인한 멸종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wwww.JPG 최고의 물속 사냥꾼답게 수달은 유선형의 몸매와 납작한 머리를 지니고 있다. ⓒ임권일


야행성인 수달은 주로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밤에 먹이활동을 한다. 잉어와 붕어, 갈겨니 같은 물고기를 즐겨 먹고, 이 외에도 물 새 종류의 새들도 먹는 것으로 보인다. 수달은 스스로 집을 짓지 못해 하천의 바위 틈새나 나무 구멍 등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을 보금자리로 이용한다. 여러 개의 서식처를 두고 옮겨 다니며 생활하는 것도 볼 수 있다. 털색은 암갈색이며 배부분은 옅은 갈색, 턱 아래 부분은 흰색이며 크기는 57~70cm 가량이며 몸무게는 5~14kg 정도이다. 몸의 외형은 족제비와 비슷하지만 그 크기가 상당히 크고, 몸길이의 2/3 정도 되는 굵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수달은 수생생태계의 핵심 중으로 우리의 계곡 하천 및 해안에서 그 생태계 전반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 다 자란 베스,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 및 천적이 없다고 잘 알려진 황소개구리 등을 포식함으로써 하천 생태계의 건강도를 유지한다. 즉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질서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러한 종을 핵심종이라고 한다. 수달은 바로 이러한 핵심종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반수생 포유류이다.


33.JPG 수달은 번식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단독생활을 하지만 어미와 새끼로 이루어진 그룹도 종종 관찰된다. ⓒ임권일


수달은 족제비과 동물로 물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며 그에 걸맞은 훌륭한 모피를 가지게 되어 예로부터 그 모피를 구하기 위한 사냥의 대상이 되어 왔다. 우리 선조들의 경우 중국의 원나라와 명나라에 많은 수의 수달 가죽(원나라 시기 : 연 1천 장, 명나라 시기 : 연 300~400장)을 조공으로 바쳤으며 유럽의 경우에는 1500년대 말부터 모피를 위한 대규모 사냥이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사냥의 결과로 지구 상의 수달의 숫자가 급속하게 감소되어 20세기 중반부터 여러 국제자연보호단체 및 국가에서 수달을 보호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와 유전형질이 거의 유사한 일본 수달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멸종되었고 수달이 서식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개체군의 크기가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달의 경우는 1982년 문화재관리국에 의해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되었고, 환경부도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하여 보호 중에 있다.


생물들에는 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살아남는 종이 있는가 하면 변화에 매우 취약한 종들도 있다. 까치나 비둘기처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여 살아남는 동물이 있지만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환경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자연환경의 지질학적인 변화에 의해 생물들이 번성하고 멸종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현재 일어나는 대부분의 변화는 사람들에 의해 발생했고,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거나 이미 멸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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