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유기농 커피 맛있어요
어제저녁까지 멀쩡했던 고양이 씨엘로가 오늘 아침 다리를 절룩거리네요.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혹시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와 밥 먹고 의자에 누워 잠을 자던 그 능청맞은 외갓놈과 싸웠을까요? 내가 "너 누구니?" 하니깐 머쓱한 표정으로 두려움 없이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갔던 그 녀석, 모양새로 보아 집이 있는 고양이인데... 요즘 산속에 사는 노랑이의 발길이 끊기더니 이제 얼굴 크고 호랑이 줄무늬에 회색털을 갖은 놈이 내 집에서 어슬렁거리네요. 아무래도 우리 씨엘로는 또 밀렸나 봐요. 거세를 당한 후 전투력이 거의 쇠해졌어요. 근데 노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제 내린 비로 오늘은 커피나무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어서 나무 사이사이를 걸으며 한 녀석 한 녀석 유심히 들어다 보니 이젠 모든 커피나무가 커피콩을 빼곡히 달고 있네요. 빨갛게 익으면 수확해서 이번엔 몇몇의 친구와 나눠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바나나 나무 하나는 이처럼 한 다발의 바나나를 키워내고 나면 그 수명이 다 한다고 하네요. 그러니깐 몸통 하나에 한 다발의 바나나인 거죠. 바나나 다발이 다 익고 수확을 하고 나면 몸통을 약 한 달 정도 그냥 두었다가 그 후에 밑동을 잘라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그 몸통이 더 이상 열매를 맺을 수는 없지만 다른 새끼 바나나 몸통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데 도움을 주고 그 이후에 서서히 말라가는데 그때 잘라내야 다른 바나나들이 잘 자란다고 합니다.
아, 녀석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도 마음도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