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

벽이 갈라지고 벌어졌어요

by Maya

페드로 아저씨와 캐빈 보수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캐빈은 바레케(Bahareque)스타일의 흙집인데 대나무와 흙을 이용해 벽을 쌓는 스타일이지요. 집 짓는 방식이 간단하면서도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친환경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흙과 흙속에 잠긴 대마무 그리고 기둥으로 쓰인 나무들이 숨을 많이 쉬어 벽의 흙이 갈라지고 벌어졌나 봐요. 오늘은 심하게 갈라진 곳만 땜질을 하고 내년 초 즈음에 다시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할 것 같아요. 흙벽돌 집도 지어봤고 바레케도 해 봤지만 바레케에 비해 흙벽돌집이 뒷 탈이 덜한 거 같아요.

오늘은 우리 미스 카이가 수퍼바이징을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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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아저씨는 아주 순박한 사람이에요. 말을 타고 때로 당나귀를 타고 산 밑에서 약속한 시간에 어김없이 나타나 하루 종일 열심히 몸을 움직이죠. 농땡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 같아요. 오늘은 그가 아보카도르 20개를 갖고 왔어요. 지난번에 비해 알이 작다고 미안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감동을 받았죠. 맛있는 아보카도르를 당장 먹고 싶은데 아직은 딱딱해서 좀 부드러워질 때까지 며칠 기다려야 해요. 페드로 아저씨의 큰 딸이 23살이고 페드로 아저씨는 56살이니 통상 이곳 사람들이 결혼에 상관없이 일찍 아이를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아저씨는 늦게 첫 아이를 본 것이죠.


빌카밤바 사람들(에콰도르 사람)이 장수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느린 삶의 속도, 하늘이 훤히 뚫린 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몸을 움직여 흙을 만지며 일하는 그들의 삶의 방식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먹는 것은 다양하지 않지만 텃밭에서 길러지는 신선한 야채와 동네에서 길러져 식탁에 올라오는 육고기를 먹는 탓이지 않을까 싶어요.


페드로 아저씨도 그런 사람이죠. 월요일엔 나의 이웃 유디 집에서 일을 하고 화요일엔 가끔 내 집에서 일을 하죠. 또 금요일엔 그의 농장이 있는 저 깊은 산속에 들어가 한가롭게 할 일을 하고 일요일 오후에 산을 내려온다고 해요. 그러니 건강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래도 귀에 문제가 있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병원을 다녔는데 이제 조금 괜찮아졌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어제 산을 내려가 닭 한 마리를 사 왔어요. 가끔 페드로 아저씨 집에서 길러지는 닭을 사 먹는데 아직 닭들이 어리다고 해서 타운에 있는 가계에 가서 사 왔어요. 오븐에 구워서 나와 고양이들이 포식을 했고 오늘 점심으로 남은 가슴살과 상추를 이용해 치킨 샐러드를 만들어 패드로 아저씨랑 나눠먹을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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