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9
착하지, 우리 아가.
어여('어서'의 경상도 사투리) 코-하자.
자다 깬 아기의 울음은 해가 지면 찾아드는 짙푸른 어둠처럼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아가의 성장보다 엄마와 아빠의 자유시간을 위해 이른 밤 재운 아가가 깨지 않고 새벽까지 자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한 번 이상은 꼭 깨서 운다.
또 그리고 그때마다 뛰어가서 토닥토닥, 조곤조곤 다시 잠을 재우는 것이 나와 그의 도리다.
그런데 익숙하던 아가 울음의 소리와 높낮이가 요 며칠 들어 변했다.
칭얼거림의 수준을 넘어 제가 태어났을 때마냥 자지러지듯 온몸으로 우는 것이다.
고 작은 주먹을 꼬옥 쥐고 동그마한 얼굴을 한껏 찡그린다.
초승달처럼 휘어 생그마니 웃던 눈엔 가랑가랑 비가 내린다.
느닷없는 폭탄 같은 울음에 어쩔 줄 몰라 그저 안고 발을 동동 구르며 '괜찮아, 괜찮아'.
우리 아가가
무서운 꿈을 꿨을까?
꿈에 나쁜 아가들이 와서 아윤이 우유를 뺏어 마셨어?
아니면 까만 밤 자다가 눈을 떴는데 엄마 아빠가 없어서 놀란 거야?
아니야- 엄마 아빤 여기 있어. 항상 아가 곁에 있어.
혹시 저도 크느라 힘든 걸까, 팔다리를 조물조물 주물러도 보고.
어쩌면 배가 고픈 걸까? 아기 입술에 손을 톡톡 두드리기도 하고.
온갖 까닭을 생각해보지만 그 마음을 모르는 난 알 수가 없다.
다만 안아주고 안아주는 수밖에.
그리고 아마도 그건 아기의 평생 동안 내가 해 줄 수 있고 할 수 있는 몫의 일일 것이다.
아윤이에게 어떤 상황과 감정이 휘몰아치는 순간, 곁에서 안아주며 '괜찮아'하고 말해주는 것.
아가의 침이 잔뜩 묻어 마른 내 품에 얼굴을 파묻던 아가는 곧 진정되어 눈을 감는다.
오랜만에 젖을 물려 달랬는데 오물오물 작은 입을 달싹이는 게 여간 사랑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 아가.
아직 너무나 아기인 우리 아가.
가지런한 긴 속눈썹을 보며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너를 생각한다.
만약 어른이 된 네가 운대도 난 이렇게 있는 힘껏 너를 꼬옥 안아주리라.
'울지 마'란 말보다 '괜찮아'란 말을 해주리라.
늘 네 곁엔 나와 그가 있다고 말해주리라.
몇십 년이 지난 언제까지고 우리에게는 작은 아가일
아름다운 햇빛 우리 아윤妸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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