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기와 나

나비잠

아기가 나비처럼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by 윤신


비 그친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구름은 물감을 짜 낸 듯 희다.

모두 제자리에 제모습으로 자리하는

더없이 감사하고 평온한 순간,

아기의 잠으로 온 세상이 고요하다.



아윤이는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소록소록 잠에 들었다. 문득 생각한다. 제 모든 약점을 드러내고 한치의 경계라곤 없는 이 자세는 먹이사슬 최상위 동물에게 새겨진 각인인가, 그 곁을 지키는 지고지순한 어미에 대한 믿음인가.

아무것도 모르고 어미 곁 진흙탕에 빠져 잠드는 아기돼지처럼 작고 순진하다.



엄마에게는 찰나인 나른한 낮잠 시간.

아가라는 조약돌이 파동을 일으키기 전

잔잔한 물결의 고요 빛 낮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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