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다.
며칠 자신과 자신의 글을 증오했다.
네 실력이 거기까지 라면 더 할 필요는 없지, 멸시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썼다.
그러는 동안에도 읽었다.
볕이 좋아 엉덩이만 한 돌 위에 앉아 잠시 책을 읽었다.
손등에 닿은 정오의 해는 뜨거웠고
바람은 바다를 품어 시원했다.
흰 페이지에 눈이 부셨다.
책을 안았다.
문장을 읽었다.
오르가슴이 올랐다.
명치께가 시큰거리다가 시원하다가 뭉그러졌다. 적확한 표현과 비유가 난무하는 환희에 달아올랐다.
읽는 건 여전히 경이로웠고
나는 여전히 쓰고 싶었다.
순간을 박제하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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