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에 관한 미신

by 윤신


문지방에 관한 미신

미신이 있다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을 망친다던가

이삿날 비가 오면 잘 산다던가

다리를 떨면 복이 난다던가

입으로 시작되어 마음에 심기는 미완의 신화들

거기 서 있지 마 그 애가 그랬다

너희 엄마 빨리 죽어 그 애가 그랬다

볼이 붉은 아이의 말간 저주에

넘어질 듯 뒷걸음질 치며

나는 아빠도 없는데 엄마밖에 없는데

용서해 주세요 엄마를 데려가지 마세요

당신이 침 뱉은 이 경계를 결코 밟지 않을게요

눈 뜬 악몽과 속죄가

밤까지 이어지고

엄마가 소리도 없이 죽을까

문지방 옆에 붙어 서서 엄마를 지켰다

너 뭐 하니 저리 좀 가

진저리나도록 그랬다

어제야 알게 된 미신의 원문은

문지방을 밟으면 재수가 없다 였지만

너희 엄마 빨리 죽어 그 애는 그랬다

볼이 빨갛던 아이의 비명 같은 으름장이

입 주위 버짐처럼 피던 밤

그 애의 엄마인가 아빠인가가 없었다는 게 떠올랐다

더 이상 나는 문지방을 밟지 않는데 문지방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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