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8, 또 다시 너다
시가 읽고 싶은 날이었다
짧은 호흡의 단어 사이에서 쉬고
글씨인지 백지인지를 바라보며
한나절을 주워진 마음들로 채우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한 산문 같은 생활에 쉼표를 던지고
네가 준 지독한 피로와 부산함을
거둬들이는 너도
시를 닮았다 적었다
시를 닮아
긴 장편을 던지고도 운율을 떼게 한다 뇌었다
시 사이의 흰 자리를 보다
또 문득,
적어 내려간 수많은 활자는 너에게의 연서였을까 나의 고백이었을까
아무것도 아닌 조개껍데기였을까
어쩌면 시의 공백은 질문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의 공백은
한나절 못다 주운 마음은
그렇게 오늘은 시가 읽고 싶더라니
결국은 또
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