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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Jan 19. 2021

妸昀

20200628, 또 다시 너다

시가 읽고 싶은 날이었다
  짧은 호흡의 단어 사이에서 쉬고
  글씨인지 백지인지를 바라보며
  한나절을 주워진 마음들로 채우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한 산문 같은 생활에 쉼표를 던지고
  네가 준 지독한 피로와 부산함을
   거둬들이는 너도 
  시를 닮았다 적었다
  시를 닮아
  긴 장편을 던지고도 운율을 떼게 한다 뇌었다
 
  시 사이의 흰 자리를 보다
  또 문득,
 적어 내려간 수많은 활자는 너에게의 연서였을까 나의 고백이었을까
  아무것도 아닌 조개껍데기였을까


  어쩌면 시의 공백은 질문의 자리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의 공백은
  한나절 못다 주운 마음은
 
  그렇게 오늘은 시가 읽고 싶더라니
  결국은 또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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