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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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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신 Jul 14. 2020

첫 빼빼로데이

상술이야 상술하면서, 20191111




아가, 빼빼로 데이라는 건 다 상술이야. 

어머니,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이니까 한 번 사보면 안 되겠습니까. 

아가, 그럼 딱 하나 만이야.

어머니, 그래도 정이 있지 두 개는 사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가, 누구 주려고? 

비밀입니다, 어머니. 


아가는 작은 귤 같은 두 손으로 빼빼로를 하나씩 꼭 쥐고 총총총 집으로 가 

어머니, 아버지에게 하나씩 고이 드렸다 한다, 라는 내 맘대로 이야기. 



아빠에게 줄 빼빼로를 사러 오늘 둘만의 산책을 했네, 아가. 

열 달을 그랬던 것처럼 내 품에 꼬옥 안겨서. 

내년 이맘때쯤이면 고 보드라운 발로 콩콩 걷겠지만 그러다 지치면 오늘처럼 엄마가 꼬옥 안아줄게. 


오늘은 빼빼로를 핑계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고 해. 

나에겐 그런 핑계는 필요 없지.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니 말이야. 


사랑해, 아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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