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펼친 책에는 손짓이 들어 있었다
담배 / 쓰기 / 이해 / 잠
허공에 곧게 펴낸 집게손가락은
기다리라는 의미
입술 위에서 침묵이 되었다
둥글게 굽거나 펴진 손가락과
담배를 피려는
쓰려는
이해하는
잠든 얼굴들
손짓 이전에 발현하는
얼굴짓들
평평한 손으로 손바닥은 아래로,
빠르고 날카롭게 목을 긋는 동작은
위협이라고 했다
나에 대한 위협인지
나에 의한 위협인지는 쓰여있지 않아
빛이 바깥으로 옮겨갈 때까지
펼쳐진 얼굴을 바라보다
대한 것이든
의한 것이든
위협이란 하는 이나 보는 이나 모두 감당해야 할 일임을
흑백의 잘린
목 위의 얼굴은 말해주고 있다
손날로는 간단히 잘려 나가지 않을 이후의 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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