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의 사이에서, 20191120
낮과 밤이 점점 차가워진다.
가을과 겨울의 어느 사이에 접어들면 늘 그렇듯 조금 서글프고
붉음과 노랑, 파랑이 묘하게 섞인 해질 무렵 바람은 쓸쓸하기까지 하다.
가을마다 불어오는 냄새는 떠나가고
어깨를 움츠러드는 계절이 여기에 있다.
누군가를 통해 알게 된 정재형의 Andante를 듣는다.
현악기가 주는 울림이 이 계절을 위한 것이구나, 한다.
Eddie Higgins Trio의 Autumn Leaves를 지나오는 계절.
물에 스미듯 천천히 안개처럼 퍼지는 계절.
어제 날리듯 온 첫눈이 ‘안녕’하고 인사하는 계절.
어젯밤부터 쉬이 잠들지 않던 아가를 꼭 안았다.
따뜻하다.
달큼한 아가의 냄새와 온몸의 포근함이 날 감싼다.
네가 날 안고 있구나.
네가 날 안아주고 있구나.
쌕쌕거리는 네 숨소리와 체온이 날 위로한다.
그렇지.
겨울은 따뜻한 계절이었다.
온기와 온기를 나누며 서로를 안으며 존재에 감사하는,
너와 나의 겨울.
네가 처음 맞는 첫 계절,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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