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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Feb 04. 2020

있는 척하지 말자


있는 척하지 말자.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나에게 거짓말하지 말자.

얄팍한 말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깃털을 입혀 치장하려고 애쓰지 말자.

지금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이 두려워 그렇게 했다간, 나중에 더 큰 비웃음을 살 수 있으니.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아무리 근엄하게 외쳐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을 테니.

그리고 진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의 마음도 나를 비웃고 있을 테니.


다른 사람이 나를 비웃어 봤자, 그게 무슨 힘이 있을까?

그들의 생각이 내 마음에 닿지만 않게 내가 마음에서 튕겨내면 되는 거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있냐다.


어차피 내가 초라해졌다고 지금 나에게 손가락질할 사람이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우자.


나는 뱁새다.


그런데 황새 쫓아간다고 내 것이 아닌, 불편한 옷을 꾸역꾸역 입지 말자.

오히려 그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옷 때문에 훨훨 날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


크고 멋있는 황새가 되기보다, 작고 귀여운 뱁새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가랑이가 찢어져 한참 앓아눕는 것보다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는 게 차라리 낫다.

짤막한 두 다리로,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통통한 얼굴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친근해 보일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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