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척하지 말자.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나에게 거짓말하지 말자.
얄팍한 말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깃털을 입혀 치장하려고 애쓰지 말자.
지금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이 두려워 그렇게 했다간, 나중에 더 큰 비웃음을 살 수 있으니.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아무리 근엄하게 외쳐봤자, 아무것도 되지 않을 테니.
그리고 진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의 마음도 나를 비웃고 있을 테니.
다른 사람이 나를 비웃어 봤자, 그게 무슨 힘이 있을까?
그들의 생각이 내 마음에 닿지만 않게 내가 마음에서 튕겨내면 되는 거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있냐다.
어차피 내가 초라해졌다고 지금 나에게 손가락질할 사람이면,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우자.
나는 뱁새다.
그런데 황새 쫓아간다고 내 것이 아닌, 불편한 옷을 꾸역꾸역 입지 말자.
오히려 그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옷 때문에 훨훨 날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
크고 멋있는 황새가 되기보다, 작고 귀여운 뱁새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가랑이가 찢어져 한참 앓아눕는 것보다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는 게 차라리 낫다.
짤막한 두 다리로,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통통한 얼굴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친근해 보일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