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 조그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오늘 한 여자 연예인의 부고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눈부시게 예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또 다양한 부분에서 활동하던 그녀였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믿기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던 그녀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녀의 속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저택에 살고 그녀의 또래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기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중의 관심 앞에서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그녀의 당당함과 단단함을 보며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는데. 그렇게 예쁘게 피어올랐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친분이 있었던 사이는 전혀 아니지만 너무 유망했고 나보다 어린 나이에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씁쓸한 마음이 듭니다.
그녀가 반년 전쯤 자신의 SNS에 올렸던 시에 어떤 심경이 담겨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가 하는 비약일 수도 있지만, 그녀 덕분에 알게 된 이 아름다운 시 자체로 내 마음에 울림이 되어 이곳에 나눠보려고 합니다.
“더러운 물에서
연꽃이 피었다고
연꽃만 칭찬하지만
연꽃을 피울 만큼
내가 더럽지 않다는 걸
왜 몰라
내가 연꽃이 사는
집이라는 걸
왜 몰라”
이장근 <왜 몰라>
한 인격체를 가진 사람에게 더럽다고 손가락질하고 그런 마음을 담은 눈빛을 쏘아대는 것은 조심스러워야만 하는 일이고, 역으로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향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완벽한 인간인지 한번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타인으로 인해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단순하게, 이유도 모른 채 아무런 생각 없이 누군가를 향해서 질타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해할 생각도 없이 “무심코” 세 치 혀를 놀리거나 눈빛을 보내서 누군가의 마음을 상처 입히거나, 더 나아가 죽인 적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돌아봐야 합니다.
아니, 누군가를 괴롭히고 힐난한 한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다면 우리는 그런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심사숙고해야만 합니다. 요즘 세상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을 보면 하지 못할 말들을 인터넷에 쏟아내고는 합니다. 그 유명인과는 일면식도 없으면서, 아니, 그렇게 누군가를 평가할 만큼 그의 삶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그들이 대중에게 더 알려져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을 잔인한 말과 평가로 난도질합니다.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직업을 가지고 그런 비난들을 견뎌내지 못하는 면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그런 비인간적인 대우를 마땅히 받아야만 할까요? 아무런 존중도 없이, 억측과 거짓이 난무하는 그런 잔인한 말로 누군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해댄다면, 성한 정신과 몸을 가지고 웃어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내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내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는 것이라면 우리는 나와의 다름을 조금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지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이 너무나도 가혹해서 삶을 놓아버리고 싶은 이들에게 어떤 것이 위로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신은 아름답게 피어오른 꽃이기에 그 아름다움을 꺾기 위해서 발악을 하는 이들로부터 귀를 닫아버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에 더 집중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저만의 아름다움을 계속 가지고 이 생을 완주할 때까지 이어나가시기를 응원합니다. 이미 신물 나게 들었겠지만, 우리는 인생을 완주할 때까지 어떤 경주가 펼쳐지게 될지 모릅니다. 그저 순간순간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턱까지 차오른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애쓸 뿐. 당신이 너무나도 지치고 외로울 때, 포기하고 싶을 때 누군가 손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그렇게 다가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당신이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 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향해서 손을 내밀 용기가 주어지길 기도합니다.
분명히 이 세상에는 당신을 귀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어주세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내 말을 믿기 힘들 수도 있지만, 나는 기도합니다. 당신과 내일을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기를.
주변에서 아무리 더럽다고, 쓸모없다고 손가락질하고 욕해도 괘념치 말아요. 당신은 당신 자체로도 아름답고, 당신은 꽃을 담고 있는 집도 아닌, 꽃 그 자체니까요. 그 아름다움을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꽃이에요. 말도 안 되는 오해로 인해서 손가락질을 받는다 해도 걱정하지 말아요. 꿋꿋이 당신의 강인함을 보인다면, 자신의 내면이 약해서 당신을 이유 없이 힐난하는 이들은 지쳐서 나가떨어질 겁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그들에게 진 내가 나약해서 하는 정신승리와 자기 합리화처럼 보인다고요? 아무렴 어때요.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찬란함이 가득할 당신의 오늘, 그리고 더더욱 눈부신 내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인데요.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앞날에 당신은 두려울 지라도, 나는 당신의 내일이 기대가 돼요. 당신은 당신의 숨결만으로도 이 세상을 밝게 밝히고 있으니까, 못된 사람들의 말에는 귀를 잠시 닫아버려요. 그리고 그들의 부정적인 말을 담을 한구석도 마음속에 남겨두지 말고 당신이 좋아하고 즐거운 밝은 것으로만 채워요.
비난에 당당히 마주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도망치는 것 같다고요? 아무렴 어때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쏘아대는 사람들의 의미 없는 비난에 내 삶을 내어버리기에는 아깝잖아요. 도움이 되기는커녕, 나를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말들에는 용기가 담겨 있나요? 만약에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가 나를 위한 비난의 말을 했다면 상처를 받아도 그 사람의 말을 진지하게 고려해보고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면 되겠지만, 나를 아끼지도 않는 사람들의 말을 아낄 필요가 뭐 있나요?
당신을 모든 것을 더럽게 만드는 더러운 물이라고 해도 상관하지 말아요. 혼탁한 세상 속에서 눈이 멀어버려서 당신 안에 있는 밝은 빛을 보지 못하는 그들의 말은 듣지 말고, 아름답게 피어오르고 있는 자신을,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오늘을 밝게 비추고 있는 햇빛을, 푸르른 하늘을, 그리고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는 주변 풍경을 한번 바라보아요. 모든 것이 당신의 길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잖아요. 당신을 향해서 아무런 말을 해줄 수는 없지만, 자신의 노고를 통해 자연의 빛을 내고 있는 오늘의 풍경을 눈에 담고서 걸음을 한 발짝 옮겨봐요.
한 발짝 옮겼어요? 아주 잘했어요. 당신의 노력에 감사해요. 그렇게 아장아장 걸어봐요.
오늘은 발걸음을 옮길 엄두가 안 나나요? 그것도 잘했어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어요. 당신은 발걸음을 옮길 가능성을 품고 있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름답고 화창한 앞날이 있던 꽃을 수많은 우리가 꺾었다는 것을 기억에 새기며, 우리가 이해할 수도 없을 만큼 깊은 그녀의 아픔을 조금 덜어내 보자 노력을 해봐요. 우리 중 그 누구도 꽃을 피워 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더러운 물은 없고, 꽃만 가득하니까 그에 걸맞은 대우를 서로에게 해주도록 노력해봐요. 당신을 괴롭히는 이들에게 더러운 감정을 쏟는 것은 내가 대신해줄게요. 그들에게 내가 대신 화내 줄 테니, 당신은 이 세상의 추악함 대신 아름다움만 가득 담을 수 있기를, 그리고 여기서 꺾이지 않고 더 꿈꿀 수 있기를.
오늘 누군가가, 아니면 어떤 것이 너덜너덜하게 만들고, 버겁게 만들었다 할지라도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당신.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수고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