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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Feb 21. 2022

나의 최고의 것을 끌어내는 사람

아무런 노력하지 않고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줘도 만나고 나면 상쾌함만 남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부터 기대하고, 그와 만남을 가질 땐 시간 가는지 모르고 한없이 즐겁고, 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상쾌함만 남아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사람이 있다.


만나고 나서 ‘참 즐거웠다’라며 즐거운 순간을 되뇌게 되는 사람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

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도 그들은 있는 그대로 봐주고 또 내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 준다.


한편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허물없이 대하고 난 후 찜찜함이 남아서 다음 만남에서는 내 모습을 절로 감추게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내 바닥과 최악의 모습이 다 드러나 버린 것 같아서 찜찜함이 남았다.

내 추악한 본성을 긁어서 그대로 이끌어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나면 조금, 아니 아주 많이 거북하고 그와의 만남을 기대하지 않게 된다.

더 나아가 그를 피하게 되기도 하더라.


물론 내 모양이 다른 이나 환경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걸 다른 이의 탓으로 돌리는 건 어리석다.

내가 환경이나 타인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면 좋았겠지만, 아직 많이 미숙한 나는 조금 물렁한 편이라 저절로 만나는 상대를 조심하게 되는 듯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맞는 사람만 편협하게 만나라고 권장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부딪힘과 깎임도 필요하다.

깎이지 않고선 발전없고 나쁜 습관만 굳어져 도태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를 만났을 때 내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면 무언가 진지하게 고민해 볼만한 점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나 그를 만났을 때 내 모습이 너무나도 최악의 모습이어서 싫은 마음이 든다면 더더욱이나.


나의 최고의 것을 끌어내 주는 이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실제로 내 생각과 마음이, 그리고 더 나아가 내 성격까지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걸 느낀다.

 뱀파이어가 되어 그들로부터 빨아먹은 기로 인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기가 만나 증폭되어 자연스럽게 녹아들음으로부터 말미암는 .

그런 힘은 내 안에 스며들어 내가 다른 이에게까지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선순환을 불어온다.


그를 만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내 안에 있던 새로운 점도 발견해나가며 변해가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을 이미 찾았다면 당신은 엄청난 행운아고,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아마 그는 어디에서부턴가 당신에게 오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미 주변에 있지만 당신이 엉뚱한 관계에 힘을 쏟느라 아직 못 알아차린 걸 수도 있고.


눈치 보게 만들고, 내 모습을 절로 숨기게 만들고, 또 변해가는 내 모습 때문에 염려스럽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 그 관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분명 큰 어려움 없이 당신과 상대가 자연스럽게 빛날 수 있는 관계도 존재하니 말이다.

잠시 거리를 두고 생각할 시간을 갖든지, 당신의 모양과 관계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하든지 아니면 그 관계를 놓아주든지 결단을 내려야 할 수도 있겠다.


인생 참 짧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또 최고의 모습을 만들어 가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내 최악의 모습을 자꾸만 상기시키는 그를 놓아줄 때도 됐다.

내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내 주고 힘을 더해주는 이들을 더욱더 소중히 대하자.

자꾸 엉뚱한 곳에 힘 쏟으며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기만 하는 당신에게 건강한 관계가 없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말이다.


이미 우린 충분히 피곤하다.

인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고민만으로도 우리가 짊어져야 하는 짐은 무겁다.

그러니 최악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나까지 짊어지려고, 또 최악의 모습만 이끌어내는 그를 짊어지려고도 하지 말자.

적당한 아픔이 있어야 배움이 있다지만, 굳이 불필요한 아픔까지 안고 갈 필요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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