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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Dec 10. 2019

소문의 중심이 된 것 같은 날

모든 비난의 화살이 나를 향하는 것 같은 때

내가 속한 관계 속, 한 소문이 퍼집니다.


1퍼센트의 진실과 99퍼센트의 거짓으로 이루어진,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소문은 빠르게 날아갑니다.

장본인인 내가 전혀 원하지 않는데도, 나에 관한 평가가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립니다.

사람들이 내 결백함을 믿어준다 해도 억울한 상황인데, 누구의 편에 서느냐에 관해 각자 의견이 분분합니다.


거짓에 가까운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되려 위로를 받습니다.

나는 잘못한 것도 없이, 하루아침에 수많은 이들로부터 차갑게 외면받는데요.


내 편을 만들고 싶은데, 누구를 믿어야 할지, 누가 소문을 믿지 않는지 알 수가 없어서 자꾸만 쪼그라듭니다.

그렇다고 나서서 소문을 퍼뜨린 당사자에게 직접 찾아가기에는 그 사람이 퍼뜨린 소문에 살을 더하는 것 같아 싫습니다.


미친 듯이 원망스러워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부터 시작해서, 내게로부터 등을 돌린 이들이 나를 그 정도의 사람으로 밖에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속이 쓰려요.

나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꾹 참고 잘 걸어온 것 같은데.


그래, 이렇게 사람이 다 걸러졌으니 됐어라며 스스로 위로를 하지만 가만히 서있는데 와서 다른 차가 내게 세게 달려와 뒤에서 박아 교통사고가 난 것 같은 느낌만 듭니다. 내가 어떻게 했어야 소문이 나지 않았을까? 라며 자책도 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소문이 퍼지는 걸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이미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나름의 시나리오 작업을 철저하게 하고 있었을 테니까.


이럴 때일수록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소문을 퍼뜨린 이를 정당한 방법으로 고발할 수 있다면 고발하고, 그게 아니라 친구 사이 같은 그런 애매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무시하고 내 할 일 합시다. 내가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 살아가 봅시다.


그래, 사람을 걸러내는 기회다라고 생각해 봐요.

어차피 삶을 살아가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주 가까운 주변에는 사람이 몇 남지 않을 거예요.

그게 조금 일찍 찾아왔고, 덕분에 앞으로 나는 돈과 시간을 아껴 나나, 소문을 믿고 내게로부터 등을 돌린 이들보다 더 소중한 사람에게 투자할 수 있어요.


내가 아무런 흔들림 없이, 고개를 당당하게 들고 살아간다면 언젠가 소문을 믿었던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어요.

그리고 장담합니다.

거짓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고쳐야 할 점을 다 타인을 향해 탓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당신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행동할 거예요.

그의 편에 서주었던 사람 중 어느 정도의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돌아오기도 할 거예요.

소문을 믿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을 용서하고 받아줄지 말지는 나중에 결정하면 되죠.


그러니까 여유를 가집시다.

주변 상황이 변했다고 해서, 내가 비굴하게 굴 필요는 없어요.


소문을 믿는 사람들이 뻔뻔하다고 손가락질한다고요?

거짓말 믿고 자기가 정의의 사도가 된 마냥 나서서 설치는 사람들 말에 귀 기울 필요 없어요.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됐을 때, 느낄 수치심은 그 사람 몫이니까.

소문을 더 부풀리고, 여기저기 전하는 사람들도 개의치 말아요.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누가 들어도 자극적이고 현실에서 동떨어진 거짓을 믿을 사람이라면, 밍밍한 진실을 들이밀었을 때 믿어줄지는 의문이네요.

자극적인 맛에 중독되기에는 딱 좋으니까요.

근데 자극적인 맛이 건강에 좋은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거짓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이 언제 떠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거짓말이 언제 밝혀질까 두려워하는 지옥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내가 입을 열어 진실을 말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떠나게 될까 봐.

아니면 자신이 허언이나 거짓말을 한지도 모르고 그걸 진실로 굳게 믿고 있을지도 몰라요. 만약 그렇다면 주변 사람이 그 사람의 말이 거짓인 걸 알아차리고 자신을 떠날 때, 이유도 모르고 슬퍼하겠죠.


자신의 거짓말로 상처 입은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본인 마음에 난 생채기만 중요하다 생각하면서.

아무리 거짓을 땅 속에 묻어서 감추려고 해 봤자, 진실은 며칠, 몇 달,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서든 결국 드러나게 돼있어요.

거짓을 말한 사람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죠.


그런 신조어가 있어요.
존버는 승리한다!

그래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계속 버티면 나는 정말로 승리할 겁니다.

뭐, 이렇게 존버만 하다가 화병 날 것 같으면 한번 멧돼지처럼 달려 쑥대밭을 만들어도 좋고요.


그러니까 오늘만큼은 당신, 끙끙 앓지 말고 단잠에 들어요.

지금 당장 현실 세계에서는 할 수 없으니까, 꿈속에서나마 그 사람을 향해 시원한 복수를 하기를 기도합니다.

당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발을  뻗고 언젠가 다가올 밝은 나날을 위해 미소 짓고 잠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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