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글쓰기
오늘의 첫문자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중에서...
“자넨 왜 아버지의 집을 뛰쳐나왔나?”
"그 집은 제 아버지의 집이지, 제 집이 아니라서요."
벤치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 한 할아버지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아니, 날 도와줄 것도 아닌데 왜 물어보는 거야'
아마도 내 행색이 누가 봐도 집을 나와 갈 곳 없는 사람처럼 보였나 보다.
"갈 곳은 있냐? 이거라도 좀 먹어."
비둘기에게 나눠주고 계시던 빵을 잘라서 주시며 말했다.
'비둘기가 먹는 걸 나한테 준다고? 내가 그 정도의 모습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뱃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이미 내 손을 빵을 집도록 만들어다.
허겁지겁 빵을 먹다 보니 그제서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생각이 들었다.
매번 반복되는 폭력. 아버지의 술 주정. 그리고 집에 오면 이어지는 고성과 매질.
나는 그 매질이 싫어서. 아니 내가 맞는 것보다 엄마가 옆에서 말리다가 더 맞는 그 모습이 보기 싫어 뛰어나왔다.
'내가 나온 것 때문에 엄마는 더 힘들어하실래나...'라는 생각이 머리에 지나갈 때쯤 저 멀리 노을이 졌다.
공원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저렇게나 이쁜데 난 아직 갈 곳 한 곳 없다니.
"따라와라. 가자"
비둘기 밥을 주시던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비둘기 옆에서 누워있으면 큰일 나니까 가자고."
잠깐 눈이 비둘기에게 갔다가 벌떡 일어나 할아버지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