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단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안나와 달리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사실 영원히 모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애초에 인간의 삶이 그저 유기 복합체의 분열 과정일 뿐이라 의미부여를 좋아하는 인간들의 행위는 사실 무의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포가 분열해가며 종단에 소멸에 이르는 우주적, 물리적 자연현상에 무슨 의미가 있나? 스스로를 대단히 여겨봐야 그저 세포분열일 뿐인 덩어리 들일뿐. 그럼에도 유일하게 의미 있는 것은, 그 역시 영속성을 부여받지 못해 한계가 명확한, 사랑 정도가 아닐는지.
삶에 주어진 시간의 초점을 바꿔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허상만 좇는 인간들과 계속 함께 하다간 종교의 그것처럼 그게 진실이라 믿어버리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