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하루 12시간을 바깥에 있다 들어오는 직장생활은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밤 다시 출퇴근하는 경로를 세 번 네 번 다시 뒤져봤지만 결국 세 시간을 길에서 소모하는 일은 변함없었다. 다시 이런 일상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지만 당장의 큰 결심이나 그 반대로 완전한 내려놓음이 아니면 변하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 머릿속은 싫다고 소리치고 이걸 계속해 말아하는 생각을 세수하며 열 번은 반복하지만 3주 반을 칩거하다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긴 지 꼭 이틀째라 건물을 나서는 발걸음이 조금 경쾌하다고 느껴지는 건 조금은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길 바라는 몸뚱이의 무조건 반사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마침 겨울의 초입이라 일출시간도 늦어지고 날도 흐려 열차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이 잿빛으로 보이는지라 회색도시의 우울함이 증폭되어 보여 음악으로 날 달래지 않고서는 제대로 출근하지 못할 것 같아 조금은 우울하고 한편으론 힘 두세 방울을 주는 좋아하는 곡들로 ‘다시 출근’이란 이름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기록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