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by Hache

밤기차에 올랐다. 온통 검은 창밖으로 점점이 불빛이 동그랗게 보인다. 어딘가로 떠나는 감각을 좋아했다. 평균을 벗어나 울렁이는 마음, 뒤로 떠나가는 풍경의 끝에 올 새로운 막연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 같다. 아니, 이제와 보니 그냥 이대로 노란빛이 점점이 박힌 검은 풍경이 되어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 텅 비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그대로 삼켜지면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온함을 간직할 수 있을 거란 말도 안 되는 기대감 같은 거. 여전히 끝없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지만 이젠 평균치 너머로 널뛰는 울렁임을 만날 순 없다. 좋기도,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밤기차에 올라야겠다. 아니, 몇 번이고 더 올라 지금의 마음에게 안부를 건네어야지. 이젠 잘 지내는지, 지금은 괜찮아진 건지, 네가 좋아하는 어둠과 고독이 이젠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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