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잠수해야 할 시간이다

by Hache

월드컵 대교를 달리는 1분 여, 양쪽 창을 완전히 열어둔다.


창 밖에서 들어오는 3월 한강 위의 바람은 차가 흔들릴 정도로 거칠고 또 여전히 제법 차다.


하지만 창을 닫진 않는다. 가급적 많은 바람을 심호흡으로 폐 속 깊숙이 채워 넣는다. 여서 일곱 번 정도의 호흡이면 어느새 다리 끝을 지난다. 이후 아홉 시간이 지나기 전 자유로이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잠수하기 전 해녀의 마음이 이럴까? 잠시간 채워 넣었던 공기로 긴 시간 조그만 숨을 나눠 쉬며 버텨내야 하는, 아마 답답하고 겁이 날 것이다. 시야도 숨도 다 흐릿하고 제한된 상황이라면 누구든 죽음을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녀들은 늘 소임을 다 해낸다.


그만큼 긴박하거나 온연히 위험에 맞닿아 있진 않으나 나 또한 빌딩 안 사무실에서 잔숨으로 버텨내며 종종 숨이 막히고 또 죽음을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무의식적으로 출퇴근 올림픽대교를 지나면 창을 잔뜩 열게 된다.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나온 김필의 노래 ‘목소리’와 메이트의 노래 ‘우울한 너에게’가 맞바람에 숨을 쉴 때 흘러나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숨이 트이는 것 같아 다행이다.


곧 잠수해야 할 시간이다. 나 또한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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