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어느 월요일 아침에 멈추다

by Hache

창 밖으로 고속도로 가득 들어차 고속도로인데도 불구하고 움직이지도 않는 출근차량 행렬을 본다. 매일 똑같은 모습, 지치지도 않는 출근 행렬, 쓰레기 같이 버려지는 도로 위의 인생들. 이대론 안 되겠다. 이대로 아무렇지 않은 척 오늘도 저 위로 올라서면 나의 일주일은 또 나를 속이고 멀쩡한 척 한주를 흘러가게 하겠지. 마음을 감춘 채 몸의 관성이 이끄는 대로 한주를 또 보내고 싶지 않다. 그건 내 인생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한다. 그러지 않기 위해 오욕의 세월을 버리고 자유를 찾아 떠나온 것인데 이렇게 또 감옥에 갇힐 순 없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엔 직업은 안정이라 생각했다.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엔 직업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교직 발령이 났을 때는 안정과 꿈 중 그래도 하나를 손에 얻었으니 이대로 이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교직을 손에서 놓을 때는 그래도 직업은 나에게 맞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직하여 꿈에 안착했을 때 직업은 꿈을 현실로 끌어내리는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 아침엔 직업은 꿈도 안정도 현실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아무것도 아닌 허상 같다. 그래서 멈춘다. 멈춰서 다시 삶과 일을 정의해보려 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삶을 사는 것이 아닌 아무렇지 않은 삶을 만들기 위해 걸어야 할 길은 이제 어느 방향인지 생각해보려 한다. 미안하지만 난 죽어도 노예가 되어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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