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한 명이 퇴사했다. 함께 직책에 대한 고민을 했으면 남았을지도 모른다. 떠나기 전 대화에서 그는 말했다. 할 일을 주지 않는다. 조금 의아한 말이었다, 본시 스타트업은 스스로 스스로를 정의하고 행동해 나가는 곳이 아니었나? 물론 나도 그의 말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뭘 하는 것이 현재 맡은 롤에 맞는 책임인지 헤매고 있다. 공부가 필요하다 생각해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역시나, 답은 모두 나와있었다. 이미 비슷한 시기를 겪고 한 분야의 구루가 된 사람들이 많아졌고 또 그들이 내린 답은 책으로 나와 있었다. 같은 길을 걸으려 시작하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되어주는 잘 정제된 언어로. 당연했는데 자만했던 것이다. 이쯤 됐으면 다른 공부 없이도 리드할 수 있다고. 책을 읽었고 한 시간도 안돼서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난 시간 겪은 개발자들, 대기업 CTO를 포함하여 스스로를 소위 리더라 지칭하는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 중 누구 하나 전문성을 보여줄 정제된 언어와 체계를 가지고 개발팀을 리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이 리드하는 방식은 다음 중 하나였다, 그것밖에 못해? 이때까지 가능하죠? 당신만 믿어요. 우습다고 생각됐다, 프로젝트 매니저들이었지 개발 리더가 아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민했지만 공부하지 않았다, 다 안다고 착각했다, 부끄러웠다, 그들과 같은 또 하나가 되고 싶진 않다. 진짜 전문가로서 개발 리드를 하고 싶다. 동료가 떠난 것은 그의 잘못만이 아니다. 애석하지만 이곳에도 전문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