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1월마지막주월요일아침8시아침의동그란해는

말도, 글도나오지않는다. 우울하거나힘들거나간혹따뜻함이느껴질때쏟아지던마음들이지금없다. 마음이없어아침을기록으로남긴다. 황토색버스앞좌석커버가눈에들어온다. 주홍빛햇살이차창넘어커버에드리운다. 가드레일너머엔정돈되지않은많은것들, 손이닿지않아마구잡이로자란잡초, 쓸모를다한도로임시물, 부러진스티로폼, 콘크리트사이로자라난풀, 다마신삼다수병, 방음벽너머들어오는빛은평행사변형의밝음을도로에만들고있다. 배기구에서피어오르는모락모락수증기, 안경렌즈가장자리를타고들어오는남쪽의햇빛, 안양천, 교회, 정면으로바라보던아침의동그란해는터널진입과함께사라진다. 눈안에잔상이남아내가바라봤던2024년1월마지막주월요일아침8시59분의해를기억한다. 아무것도아닐5초인가10초인가바라봤던해는넘쳐나는마음이있었던그때그대로이다변한건나하나. 쏜살같이달려가는공간, 시간, 방향을알고들어온터널이라생각했는데이젠어딜가는지알길이없다. 도망친곳에천국을바란건아니었다아니내심기대했을지도모르겠다머리로는인정되는일이영영마음에들어오지못하는사람도있는법이겠지.

아르페지오는줄을하나씩튕겨4박자안에음을쌓아올리는주법이다. 한음한음한박자반박자에들어오는음표하나하나가모두중요하다중요하니깐천천히생각해야한다천천히쌓아올려가야한다원하던화음이F# 이었는지Cm 였는지계속기억하지않으면다음엔어느곳에손가락을짚어야하는지알수없게된다몇번줄을튕겨야하는지잊어버린다그럼음악은없어진다내음악은그래서멈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