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 p113.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
단편 소설을 쓰려다 중편 분량을 넘어버렸다. 그리고 멈췄다. 어쩐지 내가 그려낸 소설 속 인물들의 성격이 어딘가의 드라마나 책에서 봤던 인물들을 조합해 놨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사건 역시 마찬가지. 가볍게 써 내려갔는데 어쩐지 어딘가에서 봤던 전개가 보였다. 아무래도 내 글을 쓰는데 아직 내가 아닌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느낌이다. 이건 내가 원하던 게 아니다. 대충 재미있게 부피를 더해갈 순 있겠지만 그걸 오리지널이라 부를 순 없다. 그건 창작물이 아닌 것이다. 그냥 표절. 잠시 쓰기를 멈추고 하루키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