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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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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냥 Oct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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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학교 수업시간을 이야기의 뿌리로 삼았는지 잘 모르겠다. 꿈이란 개념을 순수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시간, 수업의 주제는 ’나의 꿈을 이야기 해보아요‘일 것 이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다들 먹고살만한 세상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초중고대를 나온 현재, 하지만 누구도 꿈을 이룬 세상을 살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의 노예, 은행의 노예, 비교의 노예, 직장의 노예, 육아의 노예, 노후준비의 노예. 우린 모두 노예가 되어버린 것 같다. 꿈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꿈은 문자 그대로 이제 꿈 같은 얘기일 뿐,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어떤 영향이 우리의 현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정말 꿈이 없어도 괜찮은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싶었다. 발표를 위해 거짓 꿈을 꾸며낸 지안, 확고한 꿈이 있지만 지안의 꿈을 시샘한 수진, 지안의 꿈을 이룬 수진, 그런 수진을 바라보는 지안. 그리고 여전히 확신 없는 꿈 속으로 걸어가보는 지안. 나이가 들어갈수록 확실하지 않은 것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진다. 꿈에서 멀어진 우리가 꿈꿔볼 수 있는 것은 고작 휴가철에 가는 사나흘짜리 해외여행 정도. 난 여전히 확신 없는 미래로 걸어가보고 싶다. 나 뿐만이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지안이 먼저 대신 걸어가준 꿈 속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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