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고작 20살인 여주인공 마쓰리는 불치병으로 남아있는 시간이 고작 10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는다. 이 책은 같은 병을 앓던 레이코가 죽기 전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을 못한 게 후회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은 10년간 남은 생을 후회 없이 즐겁게 살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지며 시작된다.
먼저 하고 싶었던 그림(만화)을 시작했고, 초등학교 시절 친한 친구를 찾아가 지난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평소 사랑에 솔직했던 마쓰리가 유일하게 '사랑해'라고 고백하지 못한 상대인 초등학교 친구 다케루를 반창회에서 만나지만 결혼할 상대가 있음을 알고 '사랑해'라는 말은 결국 못하지만 초등학교 동창 가즈토를 만나 둘은 운명적인 사랑을 시작한다. 가즈토를 만나기 전까지 '죽음만이 유일한 안식'이라 생각했던 마쓰리는 처음으로 일분일초가 안타깝고 삶이 애달파지기 시작한다.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나누고 남아있는 시간이 3년 정도 남았을 즈음 가즈토에게 자신의 병에 대해 모두 털어놓고 이별을 고한다. 마쓰리는 가즈토와 사랑하는 동안 "살아있음이 행복했고, 살아있으면서도 죽음을 나눴다."라고 감사하며 모든 미련을 남기지 않고 죽을 준비를 마친다. 그리고 남은 3년간 남은 온 힘을 다해 만화 단행본 출간에 성공하고 병실에서 숨을 거둔다.
이 책은 저자 고사카 루카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들어 투병 과정과 그 과정 속 인간관계,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표현하여 여운이 많이 남는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난 죽음에 대해서는 마치 먼 미래의 일인 듯 깊고 어두운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고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늘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달렸고, 부를 꿈꾸며 살았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아직도 구하지 못한 답이 많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찾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고민들을 몇 년 전부터 진지하게 하고 있는 스스로에 감사하고 위안을 삼고 있다. 최근에는 오래 미뤄두어 찜찜한 숙제와 같은 '죽음'이라는 걸 꺼내 생각하기 시작했다. 삶의 의미와 나라는 존재, 그 사이 죽음의 통찰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자분들도 각자의 '삶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고민하시어 각자의 답을 꼭 찾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끝으로 공감이 가서 형광펜을 칠해둔 저자의 말로 마무리한다.
생명이 사랑스럽고 시간이 애달파서 미칠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야말로 죽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여운 나 자신과 이별하는 일도 죽음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나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길걸.
나를 가장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좀 더 일찍 이런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
당신의 오늘도 향기로울 거예요
Go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