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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공격의 대처

by 자유 창조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경호르몬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발생시키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TV에서 방영되었던 JTBC "차이나는 클래스" 프로그램의 내용을 엮은 책을 읽으면서 그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환경호르몬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호르몬"이라는 뜻에서 일본 학자가 만든 이름인데 과학계의 공식 이름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 또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이다. 먼저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혈액을 타고 이동하여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이라는 것을 알아두자.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표적 기관의 호르몬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잠자고 있던 수용체가 활성화되는데 역할을 한다. 그 결과로 세포가 분열하거나 단백질을 만드는 등의 일을 하는데 환경호르몬은 정상적인 호르몬이 수용체와 작용을 못하도록 막거나 마치 스스로 정상 호르몬인 것처럼 작동하는 데에 그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물질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일회용 컵이나 컵라면, 통조림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E)이 있다. 종이로 만들어진 용기 내부에 종이가 물에 젖지 말라고 플라스틱류로 코팅을 해놨는데 그게 바로 폴리에틸렌이다. 문제는 환경호르몬이 기름에 매우 잘 달라붙은 특성이 있어 용기 내부에서 녹아 나온 폴리에틸렌이 라면에 들어있는 기름성분과 달라붙어 인체 내부로 들어가는 데 있다. 두 번째로 비스페놀 A가 있는데 안경의 렌즈, 생수통, 젖병, 통조림, 플라스틱 컵, 영수증 등이 대표적이다. 통조림이 의외였는데 녹이 슬고 쇠 냄새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에폭시로 내부 코팅을 하는데 에폭시의 주원료가 비스페놀 A이다. 최근에는 BPA Free(비스페놀이 없음)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나 환경호르몬 프리를 의미하는 건 절대 아니니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 프탈레이트(Phthalate)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배달음식점에서 국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는 비닐 랩에 사용되고, 아이들의 문구용품에도 많이 들어가는 물질이다. 프탈레이트가 좋은 색이나 냄새를 오래가도록 하는 탁월한 화학적 특징이 있다 보니 디퓨져의 향료들이나 샴푸, 크레용, 화장품(자외선 차단제, 매니큐어, 데오드란트), 모기 기피제 등에도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다행히 어린이용 완구는 사용 규제를 하고 있으나 최근 인기가 많은 어린이용 화장품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호르몬은 보통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하루 이내에 배출되지만 이 물질이 생애 주기 동안 우리 몸속에 조금씩 계속 쌓여가는 데 문제가 있다. 몸속에 축적된 환경호르몬으로 발생되는 주요 질병으로 생식기능 저하로 따른 정자수가 감소되고 원활한 대사를 방해하다 보니 대사율을 떨어뜨려 비만을 유발한다. 또한 대사의 문제로 발생되는 당뇨병, 자가면역질환의 대표적인 루프스, 건선, 아토피, 암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또한 최근에 프탈레이트 물질이 ADHD와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역학관계도 알려졌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하다.



실생활에 많이 사용하는 물건에 환경호르몬 물질이 너무 많다 보니 100퍼센트 줄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 몸속에 축적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실내 환기를 수시로 하자

둘째, 일회용 플라스틱은 가급적 사용빈도를 줄이자

셋째, 맨손으로 영수증을 만지지 않고 필요시에는 뒷면이 손에 닿도록 접어두자

넷째, 통조림직접 가열해서 먹지 말자

다섯째, 오래된 플라스틱 컵이나 코팅이 벗겨진 조리도구는 사용하지 말자

평상시에 이런 노력만으로도 환경호르몬 물질의 몸속 유입을 상당 수준 예방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으니 노력해 볼 가치가 있다. 더불어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경우를 대비해 흡수가 잘 안 되게 만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대변으로 배출이 되도록 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사포닌이 풍부한 건강식품을 꾸준히 챙겨 먹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상의 모든 편익에는 그 대가가 반드시 따른다. 순간의 편리함을 위해 일회용품들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생애 주기 동안 보디 버든(body budden)이 쌓이게 되고 이는 태어날 내 자식들과 후손들에게도 유전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각자와 미래의 후손의 건강을 지켜나가 보자.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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