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늘 다니던 길을 한참 벗어나 외딴 시골길을 다닐 때 난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틀에 박힌 울타리에서 조금은 벗어나 바깥세상을 처음 바라볼 때 하는 생각이다.
낯선 가게, 낯선 냄새, 낯선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내가 사는 세상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는 나의 무지함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많다. 분명 내가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근래 시골에 내려가 이틀을 머무른 적이 있다. 그곳은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버려져 방치된 집들도 많은 한적한 마을이었다. 이틀 동안 사람 구경을 하기도 힘들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 바닷가 작은 어귀를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불과 10년 전, 아니 좀 더 거슬러 올라가 20년, 30년 전에 이곳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은 멈춰버린 낡은 선박과 버려진 창고에 눈을 감고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 본다.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아낙네들과 바닥에 낙서하고 있는 아이들, 새벽 일찍 출항했다 큰 뱃고동 소리와 함께 손을 흔들며 입항하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느껴진다. 풍요롭고 찬란하다.
한참을 걷다 보니 하루에 한두 차례 지나갈까 하는 28번 시골버스가 지나간다. 버스 안에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만 그득하다. 내가 상상했던 그 시절 아낙네들과 아이들은 아무도 없다. 아니다. 그 아낙네들과 아버지가 지금은 등이 굽은 노인이 되어 버스에 함께 타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하지만 가슴 한편을 콕콕 찌른다.
생각보다 시골은 조용하다. 내가 지금 느낄 수 있는 걸 나의 아이들은 느낄 수조차 없겠지. 그런 미래가 우려스럽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다가올 미래를 불안해하지만 말고 우리는 방법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의 미래다.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Go toge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