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딸과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아들이 있다. 아빠로서 아이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건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다. 한창 직장에서 중요한 일들을 맡아 처리하는 중년이 되어보면 대부분의 아빠는 생활비와 아이들의 학원비를 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정작 중요한 가족들과의 시간은 늘 뒷전으로 미뤄두고 회사 일을 맨 앞에 두고 살았다. 시간이 지나서야 그런 행동이 어리석었음을 자각했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게 첫째가 3살 때니까 정확히 13년 만이다. 필리핀으로 4박 5일 다녀왔는데 지금도 첫째는 가끔 그때의 기억을 꺼내어 추억한다. 둘째는 평소 호기심이 많은 아이인데 이번이 첫 해외여행이다. 체험학습제도가 생기고 친한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와 기념품을 선물로 받아와도 해외여행을 보채지 않은 사려 깊은 아이다.
4인 가족의 여행경비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이들과의 추억을 위해 우리 부부는 과감히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장소 선정부터 두 아이가 모두 가고 싶은 곳을 찾다 보니 쉽지가 않았다. 후보군을 추려서 인터넷과 유튜브 검색을 해보기 시작했다. 2월의 해외는 날씨 때문에 유명한 곳 대부분은 비추하는 곳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장소 선정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돌고 돌아 우리가 최종 선택한 여행지는 바로 하와이였다. 각종 자료들을 검색해 보고 아이들이 최종 결정한 장소였다. 겨울이지만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이고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서 안전도 보장되는 곳이라 우리 부부도 동의했다.
만료된 지 오래된 온 가족의 여권을 재발급받았고 난 혹시나 모를 차 렌트를 대비해 국제면허증 발급받았다. 제일 중요한 비행 편과 숙소는 대학 시절 한 달 동안 유럽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온 아내 주도로 예약했다. 아내의 결정에 우린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고 아내의 선택을 존중했다. 난 서점에서 하와이 여행 관련 책을 중고 책방에서 한 권 구입해서 달달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첫 해외여행을 준비했다.
- 2편 계속 -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은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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