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추천하는 모든 곳들을 방문하기란 불가능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다만 욕심을 내려놓고 철저히 아이들이 원하는 곳들 위주로 일정을 정리해 나갔다. 7박 8일이라는 일정은 그렇게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여권발급이 일주일 만에 나오고 비행기표를 예약하면서 임박한 비행기표 값은 마치 주식처럼 가격이 변동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 번의 예약 실패를 거듭하고 하와이안 에어 라인 이코노미석으로 예약을 했다. 늦게 예약을 하다 보니 가격은 아마 저렴한 듯했지만 좌석은 떨어져 앉아야 하는 단점도 있었다.
낡은 트렁크를 하나 챙기고 쿠팡에서 저렴하게 트렁크 두 개를 추가로 구매해서 옷가지와 생필품을 챙겼다. 여행은 실제로 도착할 때 보다 준비할 때가 더 좋다고 했던가? 그렇게 2주간의 준비 시간은 이미 우리를 하와이 현지에 데려다 놓고 있었다.
여행 당일이다. 키우는 강아지는 부모님 댁에 맡기고 오후 일찍 출발했다. 아내의 판단으로 다둥이 카드를 신청해 장기주차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우린 편하게 자차를 이용하여 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가족여행의 한 가지 원칙을 나름대로 정해서 가족들 앞에 공표했다.
"여행 기간 동안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절대 불평하거나 상대방을 원망하는 말하지 않기"
만약 어기는 사람이 있을 경우 나머지 3명이 동의하에 어른은 1만원, 아이들은 5천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그 벌금은 공공의 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딸이 2만원, 1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하자고 해서 그 자리에서 모두 동의했다.
평일 이른 오후 시간은 다행히 길이 붐비지 않아 1시간 언저리 정도 걸려 주차까지 마치고 공항에 들어갔다. 저녁 9시 25분 출발하는 비행기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시 30분 경이니 8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 셈이다. 장기주차장이 붐빌 것으로 예상하고 일찍 출발해서 갔는데 일찍 가도 너무 일찍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
면세점에 들어가는 것도 발권이 되어야 가능하기에 공항 라운지에서 5시간 정도를 보내야 했다. 이른 저녁을 먹는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우리 부부는 챙겨간 책을 읽기 시작했고 첫째도 책 한 권을 공항 내 서점에서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둘째는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유튜브 시청을 했다.
- 3편에 계속 -
잊지 마세요. 오늘도 당신의 하루는 향기로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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