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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위로 Jun 02. 2022

Day 2: 잊을 수 없는 사람들

지금은 만날 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내가 열렬히 사랑했던, 그래서 나에게 큰 상처를 남긴 이들이다. 어떤 이들은 오래 만났고, 어떤 이들은 고작 며칠 알았을 뿐이다. 그때는 어렸고, 사랑이 쉬웠다. 조금이라도 좋다 싶으면 고백을 했고, 그 후가 어떻게 될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만약 사랑이 성공했다면, 아직 나는 누군가를 사귀고 있거나 결혼을 했겠지.


가끔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헤어지고 나면 관계를 정리하는 편이라, 아무리 궁금해도 그들의 근황을 알 수 없다. 그들도 나를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혹시 내가 잊은 사람 중에 나를 잊지 못하는 사람은 또 있을까. 원래 상처는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이 더 잘 기억하는 법이니까.


"망각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라는 니체의 말처럼, 그들을 잊으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그들은 내게, 나는 그들에게, 실수에 불과했나. 아니다. 오히려 기억하지 않으면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니 나는 그들을, 내 서툴렀던 사랑을 기억하려 한다. 그리하여 다음에 만날 이와는 덜 아프고, 더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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