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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위로 Jun 05. 2022

Day 5: 아껴 읽고 싶은 글

어제 참석한 독서 모임에서 누군가 물었다. "어떤 글을 쓰고 싶으세요?"

막연히 대답했다. "제 경험을 담은 에세이나 연애 소설이요."

현문우답(賢問愚答)이었다.


에세이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하여 언젠가 책을 내게 된다면 첫 책은 에세이일 것이란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어떻게 하면 진짜 에세이스트가 될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제야 부랴부랴 에세이를 쓰는 법에 대한 책을 검색해 본다. 어, <에세이 쓰는 법>이라는 책은 아직 없구나. 비슷한 주제로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라는 책은 있네. 읽어봐야겠다, 다짐한다.


연애 소설은 많이 읽었다고도, 즐겨 읽는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런 주제에 '로미오와 줄리엣' 수준의 로맨스를 뽑아내겠다는 건 욕심이겠지. 그래도 어디 한번 욕심을 부려보자면 읽는 이의 심장 한 가운데 콕 하고 박혀 쉽게 잊히지 않는 연애 소설을 쓰고 싶다. 이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듯하다. 주변 지인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연애 소설을 물어봐야겠군, 다짐한다.


그리고 결국, 원래의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좋아하는 작가가 쓴 책의 표지를 넘길 때를 떠올린다. 한 번에 후루룩 다 읽을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조금씩, 시간을 들여 아껴 읽고 싶은 것이다. 와, 이 사람은 어쩜 이런 단어를 골랐을까.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한 거지, 감탄하며 말이다.


언젠가 책을 내게 된다면, 내 책을 선택한 독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달콤한 사탕을 아껴 먹듯, 문장마다 알알이 아껴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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