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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위로 Jun 10. 2022

Day 10: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새로 생긴 카페나 맛집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대개는 즐겁다.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우는 것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개봉작은 꼭 영화관에서 챙겨 본다. 모든 시도를 긍정하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먹어 보지 못한 음식을 주문하고, 가보지 못한 장소에의 방문을 도전하는 것도 내겐 어렵지 않다.


어제도 집 근처에 생긴 신상 식당과 카페에 다녀왔다. 식당은 살짝 양이 아쉬웠지만 맛있었고(건너건너 아는 지인이 소개한 집이라 서비스도 받았다), 카페는 커피와 빵의 가격이 사악했지만 뷰가 끝내줬다. 카페를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지인들에게 보내며 데이트 장소로 추천했다. 


그렇다고 익숙한 것을 싫어하느냐면 또 그건 아니다. 예컨대 노래는 요즘 노래보다 대학생 시절 즐겨 듣던 노래를 훨씬 더 자주 듣는다. 커피는 웬만하면 카페라떼나 플랫화이트를 마신다. 어쩌다 방문한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가 아인슈페너일지라도 생크림은 너무 달아서 죄책감이 드니까.


사람도 익숙한 사람이 편하다. 낯을 가리진 않지만, 오래된 관계에 대한 선망과 동경이 있다. 약 7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내려온 터라, 주변에 '친구'라고 부를만한 이가 없다. 하여 얼마 전 독서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이 참 반가웠다. 누구는 어떻게 산다더라, 누구는 결혼하고 애도 있더라…. 서로 겹치는 인맥들의 근황을 묻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새로운 것과 익숙한 것 중 하나만 선택하는 건 - 그러니까 새로운 것만 추구하거나 익숙한 것에만 머물러 있거나 - 경계해야 할 듯하다. 새로운 것만 좇다가는 익숙한 것의 소중함을 잊기 쉽고, 익숙한 것만 찾다가는 새로운 시도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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