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은한 온도 Apr 10. 2024

장난감 대여소가 더 많아지길.


둘째 이상의 육아맘들은 경력자다. 자고로 경력자라 함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합리적 선택이 가능함을 뜻한다.



첫째를 키우면서 가장 허무했을 때는 아기 물건은 정말 '한 철'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을 때였다.



요즘도 보면 그렇게 매일 사용했던 수유쿠션도 안 쓴 지 두 달이 다 되었고, 배냇저고리는 안녕 한 지 삼 개월도 더 넘었다.



정말 아기들은 매일 급 성장하기 때문에 까딱하면 옷의 텍도 못 뗀 채 물려주게 된다. 신발도 딱 한 계절이다. 그 해 봄에 사도 가을이 되면 다시 신길수가 없을 때가 있다.



더불어 가장 아까운 건 바로 아기 장난감이다.



모빌도 진즉 있다가 사라졌고, 아기체육관은 뒤집기 시작하니 보지 않아서 바로 다른 사람 물려줬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 장난감도 없을 순 없으니 나는 장난감 대여를 이용하기로 했다.



첫째 때도 큰 장난감은 이용했었는데 꽤 쏠쏠했다. 찾아보니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대여소가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대여소에 갔다. 분명 블로그 글에서 화~토 운영이라고 본 것 같은데 문이 닫혀있었다. 전화도 안 받았다. 네이버를 확인해 보니 토요일만 운영이라 적혀있었다.



토요일에 가자 싶어서 기다렸는데, 토요일은 아무래도 매주 스케줄이 있다 보니 자꾸 미뤄졌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평일도 가능한 왕복 30분 걸리는 곳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무사히 대여를 마쳤고 장난감을 빌려왔다.





장난감 대여 정보를 찾다 알게 된 점은 예산 삭감으로 나라에서 운영하는 무료 대여소 여러 군데가 문을 닫았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동네도 그래서 토요일만 운영을 하는 것 같았다.   



예전에 서울시 예산이 줄어서 어린이집이 갑자기 문을 닫게 되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하..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아동에 관한 예산을 줄이시면서 아이만 낳으라고 하면 어쩌십니까..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 낳는다고 끝이 아니다. 심지어 육아와 돈은 떼어 놓으려 해도 뗄 수가 없다.



새거 살 건 새거 사고, 중고로 살 건 중고로 사고, 무료로 빌릴 수 있는 건 빌리고. 이렇게 합리적으로 하지 않고 다 신식으로 샀다간 정말 살림 거덜 날 수도 있다.



솔직히 나는 돈이 풍족하다고 해도 몇 개월밖에 못쓰는 물건에 값을 전부 치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참 지금의 현상이 아쉽다. 첫째 때까지만 해도 근처에 이용할 만한 곳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겨우 찾을 수 있다.



그때는 지금보다 아이가 더 있었으니 운영이 잘 돼서 많았던 걸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행위인데 운영이 안 된다고 없애버리면, 없어서 불편하니까 더 안 낳고, 더 안 낳으니까 더 아이와 관련된 기관이 사라지고...



이렇게 소멸되어 버리는 건 아닐지, 자꾸 한 치 앞만 보는 것 같아서 아쉽다.  



오늘이 선거인데 과연 결과가 어찌 될는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제도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런 장난감 대여소 잘 유지돼서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는 아이만의 속도로 가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