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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한 온도 Feb 10. 2023

브런치만 공모전이 있는게 아니었지.

<좋은생각> 공모전. 응모완료.

작년에 난생 처음으로 브런치 공모전에 응모해본 나는 올해가 시작되면서 연간계획을 세운게 있다. 그중 하나가 공모전 최소 5개 응모하기였다.


분야는 소설, 에세이, 수필 쪽이다.


이유는 계속 쓰는 연습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써서 매듭을 짓는 연습을 하기 위함이었다. 과한 말고 약간의 강제성이 부여됐을 때 그래도 매듭을 짓고야 마는 나라는 사람의 성향을 고려하여 내가 나를 위해 정했다.


공모전 사이트를 뒤적이다 <좋은 생각> 잡지 수필 공모전이 있길래 마감기한을 적어두었다. 수필이고, 분량도 적당해서 지금의 나에게 딱 적합했다.


글감을 찾던 나는 1월에 있던 반려견의 죽음에 관한 경험과 생각을 글로 적었다. 글을 쓰면서 참, 나도 나다 싶었다. 과거, 배우였을 때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찾아오면 '앗! 이거 괜찮은데! 나중에 연기할 때 써먹을 수 있겠어!' 하여 그 감정을 몸에 저장하고 기록해두곤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삶이 복잡했던 시기에 나는 같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했다. '내 감정을 온전히 나로서 만끽하고 싶어. 나중을 위해 저장해두고 싶지 않아.' 그때 알았다. 나는 이제 배우는 못하겠다.


그런데, 우리 강아지가 죽고 한참 슬픔 속에 놓여있을 무렵 나는 글을 써내려 갔다. 그때 느꼈던 생각과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제 나는 연기가 아닌 활자로 써내려 갔다.


피식하고 나에 대한 실소가 나왔다. 결국 나는 내 삶의 경험과 느낌들을 표현의 도구만 바꾼 채 다른 곳에 쓰고 있었다.

'어쩔 수 없나 보다'싶으면서도 '결국 이게 내 모습이네' 싶어서 귀여웠다.


그래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앞으로도 내 삶의 순간들을 계속해서 글로 기록하고, 써서 남기고, 매듭을 짓겠노라고. 매듭을 지어서 좋은 결과도 있으면 더 좋고!




올해 나와 세운 약속. 공모전 응모하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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