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하는 봄 초입에서 만난 생각의 조각들

우리 모두에겐 생명이 흐른다.

by 국경 없는 펜

생명을 보았다.


아침에 오른 남산에서 조금씩 움트는 개나리를 보았고, 겨우내 메말랐던 나뭇가지 끝에서 새싹을 보았다. 짹짹거리며 아침을 맞이하는 새의 웃음소리에서 하루의 시작을 보았다. 세상의 이치에 맞게 움직이는 자연에 눈, 코, 귀를 기울이며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자연스레 자연을 품었다. 그러자 자연이 내 몸과 마음에 스며들었다.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자연의 에너지를 마음껏 그리고 감사히 들숨과 함께 들이마셨다.


2022.03.28

퇴사 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늘어지지 않기 위해 주 5일 직장 생활을 하는 것처럼 루틴한 생활을 살고 있지만, 가끔 일탈하는 자유를 내 맘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불안정한 두려움을 품은 보상이라 생각한다. 경제적 자유는 아직 쟁취하지 못했을지언정, 시간의 자유를 맛본 이 기쁨은 물질로도 채울 수 없는 만족임을 새삼 또 느낀다.


지난 주말 백신을 맞았다. 올봄 새롭게 경험하고 해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을 앞두고, 몸의 면역을 키우기 위함이었지만 마음의 면역력도 한 층 커진 느낌이다. 계약을 마무리 중이지만, 4월에는 남미로 약 2주 반 정도 일을 하러 갈 것 같다. 그리고 5월에는 사랑하는 J의 가족들을 만나러 그의 고국, 영국에 간다. 흥미로운 기회들을 앞두고 사실 걱정이 앞선다. 맡은 일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잘할 수 있을까? 처음 만나는 그의 가족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의 꼬리에 이끌려가다, 오늘 마주한 생명을 떠올렸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엔 힘이 있듯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도 주어진 모든 것을 온전히 경험하고 이겨낼 힘이 있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하산을 하며,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걱정의 구름을 걷어내고 오늘 마주한 청명한 하늘을 마음에 새겼다. 햇살이 따스하다.


봄을 마주한 오늘, 우리 모두에게 꽃이 활짝 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모두, 따스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