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먹는 스웨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도꼭지
스웨덴에서는 수돗물을 먹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답니다. 집에서 목마르면 화장실이나 주방에 가서 컵에 수돗물을 따라먹구요, 학교에서 목이 마른 경우 화장실을 가거나 별도로 설치된 수도꼭지를 찾아 물을 받아먹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화장실에서 컵에 직접 물을 받아 마시거나, 따뜻하게 데워먹고 싶을 때는 전기 주전자(케틀)에 물을 받아 끓여먹기도 한답니다. 집에서 별도로 물을 마시기 위해 수도나 정수기를 설치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왜 수돗물을 마실까?: https://brunch.co.kr/@enerdoheezer/73
하지만, 공공장소나 음식점 또는 카페에 가면 가끔 별도로 음용을 위해 설치된 수도꼭지를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제가 학교 카페테리아와 스포츠센터에서 찾은 수도꼭지를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먼저, 왼쪽에 보시는 수도꼭지는 제가 다니는 우메오의 IKSU(익수)라는 스포츠 센터에 설치된 수도꼭지예요. IKSU에는 요가, 댄스, 사이클, 헬스 등 다양한 운동을 하기 위한 공간(교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개별 공간 내에 이와 같은 세면대와 수도가 설치되어 있거나, 공간 안에 설치할 수 없는 경우 복도에 설치되어 있답니다. 운동을 할 때 수분 섭취가 굉장히 중요한데, 수돗물을 뜨러 가기 위해 매번 화장실을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별도로 수돗물을 뜰 수 있는 세면대를 설치를 해 놓은 거죠. 땀을 흘린 후 손을 씻을 수도 있구요.
그런데 이 세면대에는 보통 화장실에 설치된 수도꼭지와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보통 화장실에 설치된 세면대는 목이 짧은데, 이 수도꼭지는 굉장히 목이 길어 텀블러에 쉽게 물을 담을 수 있답니다. 화장실에 설치된 것은 목이 짧은 수도꼭지의 경우 텀블러가 안 들어가거나 사람들이 손을 씻을 때 손이 닿을 수 있는데, 목이 긴 경우에는 위생적으로도 더 안전하고 쉽게 수돗물을 긴 텀블러에 담을 수 있어 더 편리하기도 합니다.
한편, 오른쪽에 보시는 수도꼭지는 우메오 대학 카페테리아에 설치된 것이에요. 세면대에 설치된 수도꼭지와 다르게 생겼지만 사실 화장실에서 얻을 수 있는 수돗물과 똑같은 수돗물일 뿐 특별한 정수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오직 음용을 위해서만 설치된 것으로 좀 더 위생적이고,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죠. 이런 수도꼭지는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답니다. 주로 포크, 나이프, 티슈 등을 챙길 수 있는 서비스 바에 컵과 함께 비치되어 있어요. 위의 사진 속 수도꼭지만큼 길지는 않지만 충분히 텀블러에 물을 쉽게 담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어서 물을 뜨는데 불편함이 하나도 답니다.
수돗물을 마시는 스웨덴! 평생 생수와 정수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따라 마시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충분히 먹을 수 있다고 검증되었고 언제 어딜 가든 컵이나 텀블러만 있으면 물을 마실 수 있어, 물이 떨어질 걱정을 하거나 슈퍼에 가서 생수를 사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정말편하답니다. 특히, 돈 내고 물을 사 먹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 값을 아끼는 것은 물론이고 생수 생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도 아낄 수 있죠! 하지만 뜨거운 물을 수도꼭지에서 받아 마시는 건 파이프에서 안 좋은 물질들이 녹아 나올 수 있어 장려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정수기가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겨울에는 보온병에 미리 집에서 따뜻한 차를 끓여 담아 오기도 하구요. 그래도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누구나 깨끗한 물을 언제 어디서든 마실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감사한 일입니다.